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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규제 완화해 민간투자 유도…난개발·특혜 우려는 부담

부산 코로나발 경기부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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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협상제 기간 단축·절차 축소
- 관급 건설공사 조기 발주·집행
- 자연녹지 내 건축물 용도 완화
- 건축물 높이 120m 탄력 적용

- 일감 확보·투자 활성화 명목 불구
- 졸속 협상·형평성 논란 가능성
- ‘부산건축선언’ 내용과도 배치
- 일각 “시-민간업자 결탁 우려”

부산시가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고자 건설 분야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민간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부산시는 “지역 건설사의 일감 확보를 통한 경기 부양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그러나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주를 이뤄 난개발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시가 30일 발표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추진계획이 기존 부산시가 발표한 ‘부산건축선언’과 기조가 다르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이번 활성화 계획에 따라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 부산지역 첫 대상인 해운대구 재송동 한진CY부지 전경. 국제신문DB
■규제 완화에 초점

부산시가 추진할 건설 분야 민간투자 확대 및 활성화 방안 중 하나는 도시공간 재창조 사업을 통한 민간투자 확대다.

우선 사전협상제 기간을 단축한다.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제란 5000㎡ 이상 유휴 토지 또는 대규모 시설 이전 부지를 개발할 때 용도지역 변경을 포함한 사업자 개발계획안의 수용 여부, 공공기여 방식 등을 일괄 사전협상으로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부산에서는 해운대구 재송동 한진CY부지가 대표적이다. 시는 현재 ‘대상지 선정→본협상→계획 결정’ 3단계인 절차를 ‘사전협상→계획 결정’ 2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단계별 중복절차를 통합해 협상기간을 단축하면 그만큼 건설사업 집행이 빨라진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지난해 9월 열린 부산건축선언 모습. 국제신문DB
쇠퇴한 기존 시가지에 대해 용도지역과 건축물 용도를 완화해 개발을 유도하는 입지규제최소구역 지정도 추진된다. 시는 2030부산도시기본계획(변경)안에 부산 시내에 30곳을 주요 검토대상지로 지정한 바 있다. 상반기 중 정부가 관련 지침을 개정하면 시는 하반기 중 대상지를 공모할 방침이다.

이용률이 떨어지는 공공부지의 공간을 개선하면서 민간투자를 이끌어내는 사업도 있다. 단절된 도로, 이용률이 낮은 공원 등이 대상으로 입체 복합개발을 통해 공유재산 활용도를 높이고 건설 발주 물량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자연녹지 내 건축물 용도 규제도 완화한다. 우선 도심에 위치해 인근 주민과 마찰을 빚는 레미콘이나 아스콘 공장이 외곽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자연녹지 내 건축을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더불어 자연녹지 내에는 바닥면적이 1000㎡ 이하로 정해진 일반음식점의 면적 제한을 푼다.

각종 건설·건축 관련 위원회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 완료될 예정인 ‘도시경관 관리를 위한 높이 관리 기준 용역’이 완성되기 이전에 적용되는 기존 ‘건축물 높이 120m 기준선’을 지형과 지역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도시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친 사항에 대해서는 건축위원회 심의를 생략한다. 심의 대상은 건축물의 건폐율 용적률 높이 배치 형태 등이 두루 포함된다.

사업자를 찾지 못해 지지부진한 센텀시티 일대 통합 개발은 관련 법 개정 등을 통해 민간투자에 문을 넓히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건설 경기도 좋지 않다. 이번 계획으로 위기를 지역 건설업체 역량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난개발 우려 넘어서야

시가 이처럼 건설분야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것은 민간주택 수주가 감소한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까지 겪는 지역 건설업체의 일감 확보를 지원해 전반적으로 침체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건축물 높이 제한이 한시적으로 완화되면 그동안 높이 규제에 묶여 지지부진하던 재개발·재건축이 속도를 낼 수 있고, 건축위원회 중복 심의를 생략할 경우 각종 절차를 밟는 속도가 빨라진다. 사전협상제 단계를 축소하는 것도 이 같은 연장선에 있다. 시가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과 함께 관급 건설공사 신속 발주 및 집행, 지역의무 공동도급 제도 적극 시행, 대규모 공사 분할발주 시행 검토 등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6대 정책 24개 추진과제를 내놓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 대부분이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춰 ‘경기 활성화’라는 이점보다 ‘난개발’이라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그렇지 않아도 사전협상제에 대한 난개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협상 기간이 단축되면 오히려 ‘졸속 협상’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입지규제최소구역 역시 시가지 확장을 막고 도심지에 밀도 있는 개발을 유도할 순 있으나 건축물 용도 등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옴) 건물을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 건축물 높이 제한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 역시 용역 완료 후 적용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러한 정책이 시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부산 건축선언’의 내용과 배치돼 논란이다. 시는 당시 선언문에서 건축이 대규모 개발 사업과 난개발 수단으로 전락한 것을 반성하고, 개발 확장에서 시민 중심의 관리 도시로 나갈 것을 천명한 바 있다.

부산참여연대는 이날 긴급 논평을 내고 “부산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일부 정책은 규제 해제를 넘어 경기 활성화라는 명목을 빌어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줬다. 코로나19 사태를 빌미로 일부 몰지각한 공무원과 민간사업자가 결탁한 특혜고 비리”라고 지적했다.

하송이 장호정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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