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복도로 거주 노인들 초청
- 부산 주요 관광지 무료여행
- 구 “향후 대상 범위 확대”
“아따, 부산 마이(많이) 발전했네.” 21일 오후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 내 부산타워 전망대 곳곳에서는 노인들의 감탄이 쏟아졌다. 이들은 중구에 사는 노인 33명으로, 50년 넘게 부산에서 살았지만 높은 곳에 올라 한눈에 부산을 내려다본 건 처음이었다. 남포동에서 54년째 살고 있다는 김명인(가명·82) 씨는 “부산타워가 처음 지어졌을 때 와보고 처음이다. 그때는 전망대에 올라가보지 못했다”면서 “나지막한 집이 많을 줄 알았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고층 아파트와 빌딩이 많아 마치 외국에 온 것 같다”며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부산타워 전망대는 유료 관광시설이지만, 이날은 노인들을 위해 특별히 무료로 개방했다. 부산타워를 둘러본 노인들은 영화체험박물관을 관람하고, 부산항에서 ‘자갈치크루즈’를 타고 태종대까지 이동하며 ‘부산 여행’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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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부산 중구 일원에서 열린 관광복지 투어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용두산공원 내 부산타워 전망대에서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관광도시 부산에 살면서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지역 곳곳을 돌아보고 여행하기 힘든 취약계층을 위한 ‘관광복지’ 사업에 지자체와 지역 관광업체들이 발 벗고 나서 눈길을 끈다.
이날 투어는 중구가 마련한 ‘지역 관광복지 공동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투어는 자갈치크루즈를 운영하는 ㈜신아BS, 부산타워 운영사인 CJ푸드빌, 부산영화체험박물관, 트릭아이뮤지엄을 운영하는 ㈜트릭아이미술관이 함께 했다. 이들 업체가 ‘관광 수익의 일부를 지역주민에게 환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중구에 전달하면서 투어가 성사됐다. 이날 ‘1일 가이드’로 나서 투어를 함께한 신아BS 안대광 부사장은 “관광사업은 ‘안방’에서 호응을 얻어야 전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선 업체들 외 지역 여행사인 다복여행사는 노인들의 이동 시 필요한 버스를, 부산관광공사는 간식을 제공했다.
중구 등 원도심은 지난해 부산타워와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이 개장하고, 지난 7월 자갈치크루즈가 운항을 시작하면서 유료 관광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원도심에는 고령자와 저소득층 주민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중구는 지난달 24일 산복도로에 사는 노인 33명을 초청해 ‘관광복지 투어’를 시범적으로 운영했고, 이달부터는 매달 한 차례 행사를 갖기로 했다. 현재는 만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향후 중위소득 50% 이하의 청소년이 있는 가정, 다문화 가정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중구 관계자는 “관광객 유입에 따른 수익이 지역민에게 환원돼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관광 코스를 추가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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