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부산광역시교육청·국제신문 공동기획

미정(여·10)이는 지적장애 3급이다. 동생(8)과 오빠(12)도 같은 장애를 앓고 있다. 삼남매는 가정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2014년부터 사회복지시설에서 지내고 있었다.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온 아버지는 미정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툭하면 삼남매를 때렸다.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매 맞는 악몽이 되풀이됐다. 결국 아버지는 남매를 학대한 죄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출소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아무리 울어도 삼남매를 다독여 주는 사람은 없었다. 엄마도 잦은 부부싸움에 지쳐 가출을 해버렸다.

미정이는 시설에서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지적장애에 트라우마까지 더해진 탓이다. 아버지를 보면서 분노조절 장애와 사람에 대한 불신과 공격성이 몸에 배어 버렸다.

미정이는 친구와 다투거나 화가 날 때마다 가방을 싸 시설 밖으로 나가버린다. 창가에 서서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겠다는 소동까지 벌여 몇 번이나 지도교사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친구들과 정상적으로 어울릴 수 없어 개별반 수업을 듣고 있다. 그나마 남매간 우애가 좋아 서로 의지하고 있다.

미정이는 지난달까지 언어치료 서비스를 받았지만 더는 돈이 없어 계속하지 못하고 있다. 미정이는 계속 치료를 받고 싶어 한다. 많은 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는 요리사가 되려면 어눌한 말투를 고쳐야 한다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다. 가정에서 방치되면서 늦게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다행히 공부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글씨도 또박또박 잘 쓰려고 노력한다.

담당 사회복지사는 "미정이는 상처가 많고 정서적으로 불안하지만, 마음이 착하고 꿈이 많은 아이"라며 "계속 언어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시설에서 말썽도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지원을 부탁했다.


# 이렇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본지 지난달 5일 자에 소개된 서현이가 정서적 안정을 되찾길 바라며 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심리·정서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문의 (051)505-3117~8 후원계좌=국민은행 6585 9011 003764 예금주 어린이재단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