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행량 검증도 안해" 불만 폭발
부산 해운대구의 만성 교통난은 해운대해수욕장의 피서객을 감소시키는 주원인(본지 지난 9일 자 1·5면 보도) 중 하나다. 해운대해수욕장 진입로 혼잡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공사가 되레 여름 성수기 교통체증을 심화시키면서 관광객과 주민의 원성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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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BRT 공사로 차로가 준 부산 해운대경찰서 앞 해운대로에 극심한 차량정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부산시는 해운대구 원동나들목에서 올림픽교차로까지의 총연장 3.7㎞ BRT 1차 구간 조성 공사의 공정률이 70%를 넘어섰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원동나들목에서 해운대경찰서 근처까지의 정류장 설치와 포장공사가 끝난 상태다. 지난 3월 시작된 공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잠정 중단됐다. 피서철 많은 차량이 몰려 혼잡해지자 이달 말까지 공사를 쉬기로 했다.
공사 중단에도 민원은 끊이지 않는다. 왕복 6차로 중 가운데 두 개 차로를 공사 때문에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평소보다 도로의 차량정체가 더 심해졌다. 평일 출퇴근 시간은 물론 피서객이 몰리는 주말마다 이 일대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해운대구 우동 주민 김모(53) 씨는 "BRT 공사의 양 진입부인 올림픽 교차로와 원동나들목에서 차로가 줄어 병목현상이 심각하다"며 "시가 제대로 된 차량통행량 검증도 없이 무작정 공사에 나서면서 시민 불편을 가중시키고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 기관은 휴가철 BRT 구간 교통체증 완화를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
시는 포장공사가 끝난 중앙차로를 공사 중단 기간에 일부 개방하려고 했으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제기되면서 시행하지 못했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으로 통하는 해운대해변로와 해운대로 등의 신호체계를 보행자 신호가 짧은 대신 차량 신호가 긴 방식으로 바꿨다. 부산경찰청도 한달음교통순찰대 전체 인원 111명 중 절반을 상습정체 구역에 투입했다. 그러나 이런 조처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는 BRT가 버스 속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대중교통 우선 정책인 점을 양해해달라는 견해를 밝혔다. 시 박시규 버스행정팀장은 "공사가 끝나면 시내버스가 중앙차로로 통행할 수 있게 돼 대중교통 이용자의 해운대 진입이 훨씬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시는 BRT가 개통되면 버스 속도가 30% 이상 빨라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차 구간의 공사는 오는 11월 말 끝난다. 시는 내년 말까지 2차 구간(올림픽교차로~송정동) 준공을 목표로 계속 공사에 나설 방침이어서 내년 여름에도 이 일대에서는 극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된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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