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오는 12일부터 2개월 동안 150개 학교를 대상으로 벌일 무상급식 감사를 두고 경남도교육청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도교육청노조는 4일 도의회가 지난 7월부터 학교급식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학교급식 전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도까지 감사를 진행한다면 일선 학교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는 만큼 감사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1일 급식지원 조례 개정안이 공포되자 도가 즉각 감사 계획을 발표하는 바람에 도교육청과 시·군 교육지원청, 각급 학교 등 교육 현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도의회 특위의 자료 요구로 각급 학교 행정실이 일상적인 행정 업무를 뒤로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도 감사까지 진행되면 일선 학교로서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도의회 특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가 똑같은 사안으로 감사에 나서는 것은 교육현장에 대한 불신과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도의회 특위는 961개 교 중 급식비리 정황이 있는 103개 교에 대해 급식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도는 이와 별도로 오는 12일부터 4개 반 20명의 감사반을 투입해 총 150개 교를 대상으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도가 교육청에 지원한 급식지원비(식품비) 3040억 원에 대한 감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도가 전체 급식예산 중 식품비의 일부만 지원하면서 인건비 등 급식 예산 전반을 보고하고 감사하도록 한 이번 개정안은 지방자치법 위반"이라며 "동일 사안으로 동일 기관을 동시에 감사한 사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일선 학교가 동일 사안으로 도교육청, 도의회, 감사원 감사에다 도 감사까지 받아야 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도는 교육청 길들이기 식의 중복감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도의회 특위는 물론 시민단체 등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도의회 특위 박춘식 위원장은 "도 감사 착수는 특위 조사 활동과 중복되면서 '교육청 죽이기'로 비칠 우려가 있다"면서 "특위 활동이 끝나고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도가 감사를 하면 된다"고 밝혔다.

진헌극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공동상임대표는 "도의회 특위가 조사를 하고 있는데 도마저 감사에 나선다는 것은 무상급식에 대한 꼬투리를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 노조는 5일 오후 2시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을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