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닷물·청소로 번식지 파괴 탓

낙동강하구에서 번식하는 조류의 개체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와 부산발전연구원은 4일 '10차년도(2012~2013년) 낙동강하구 생태계 모니터링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용역에 따르면 10차년도에 을숙도와 염막지역, 맥도강 등 12곳에서 확인된 조류의 수는 16만1542마리로 9차년도(2011~2012년) 18만1575마리보다 약 11% 줄어들었다. 지역별로 서낙동강은 배가량 늘었지만 대마등에서는 5만1189마리에서 1만9129마리로 급감했다.

특히 번식조류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번식조류는 낙동강하구에 5~6월 알을 낳고 번식을 하는 새로, 쇠제비갈매기와 흰물떼새가 이에 포함된다. 조사 결과 낙동강하구 신자도와 도요등에서 확인된 번식조류는 556마리로 9차년도 955마리보다 42%가량 줄었다. 이는 2003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적은 수다.

도요등에서는 쇠제비갈매기가 8마리만 확인됐으며, 흰물떼새는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7차년도(2009~2010년) 조사 때까지만 해도 도요등이 전체 번식조류 개체 수의 95% 이상을 차지했지만 8차년도(2010~2011년)부터 신자도의 비중이 커지기 시작해 올해는 상황이 역전됐다. 부산발전연구원 여운상 연구위원은 "번식지의 모래톱이 줄어든 것으로 볼 때 바닷물이 월류해 번식지를 파괴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김경철 사무국장은 "번식시기에 지자체에서 섬 청소작업을 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이라고 밝혔다.

천연기념물인 고니류의 수도 5402마리로 9차년도 8227마리보다 약 35% 줄었다. 그 중에서도 고니의 주요 거점인 대마등과 맹금머리등에서의 개체 수 감소가 눈에 띈다. 이는 5차년도(2007~2008년) 2902마리, 7차년도 2679마리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수가 적다. 특히 올해는 낙동강하구에서 이렇다 할 공사가 진행된 적이 없어 기후 변화와 고니의 주요 먹이인 새섬매자기 군락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여 연구위원은 "고니류의 수 감소가 의미 있는 수준인지는 좀 더 자료가 축적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번식조류 감소 원인을 찾기 위해 주요 번식지에 CC(폐쇄회로)TV를 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하구 번식조류수 연차별 변화 연도 신자도 도요등 총계 2003 45 690 735 2004 107 1049 1156 2005 465 1148 1613 2006 188 1208 1396 2007 33 1459 1492 2008 12 1378 1390 2009 3 1339 1342 2010 1 1147 1148 2011 138 638 776 2012 403 552 955 2013 548 8 556 ※자료:부산발전연구원 (단위 :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