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 빈곤 리포트 Ⅱ-건강 불평등 <하> 공평한 삶을 위해

해운대와 사상구 건강 대책 달라야…부산판 '블랙 리포트'를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13-06-12 21:14:50
  •  |   본지 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동구 범일5동 매축지 마을 전경. 이곳은 연령 표준화 사망비가 부산 214개 읍·면·동 중 20번째로 높은 건강 취약지역이다. '부산 빈곤리포트 I'(본지 2010년 4월 20~22일 보도) 취재 당시에는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부산에서 7번째로 높았다. 국제신문 DB
- 2008년 평균수명 꼴찌 충격
- 市, 지역격차 해소 천명 불구
- 암 정복에만 예산 85% 배정
- 건강 불평등 해소 흐지부지

- 금연·절주 등 일반적 정책
- 주민 평균수명 연장에 한계
- 지역별로 형평성 고려해
- 읍면동 맞춤형 정책 세워야

2009년 부산에는 다소 충격적인 자료가 발표됐다. 통계청이 2008년 기준으로 전국 시·도별 평균수명을 발표했는데 부산이 78.8세로 꼴찌를 기록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전국 최고였고 지난 3년간 늘어난 평균수명도 서울의 절반에 그쳤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부산시는 이듬해인 2010년 2월 '건강도시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학술용역'에 나섰다. 예산은 8000여만 원이 투입됐다. 시는 사망률 추이를 분석하고 특이 사망원인을 파악하는 작업을 통해 지역별 건강 격차를 확인, 이를 해소하기 위한 브랜드 사업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시 차원에서 특별 관리해야 할 건강 취약지역 및 취약 연령대를 선정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예산의 85%는 암 정복

그리고 같은 해 8월. 시는 '건강도시 부산 프로젝트'를 내놨다. 핵심 내용은 ▷건강도시 정책기반 구축 ▷적극적 건강증진 예방활동 ▷검진 및 치료수준 제고 ▷건강 취약가구 관리대책 ▷건강사업 평가시스템 구축 등 크게 다섯 갈래로 구분됐다. 시는 2014년까지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데 총 51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애초 목표와는 너무 다르게 진행됐다. 대책의 상당수가 건강택시 도입, 건강도시 홈페이지 구축, 건강도시조례 제정, 건강 걷기 추진, 금연·절주 운동 등 소위 '뜬구름' 잡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부산 내 지역별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와 관련한 대책은 일부에 불과했다.

예산만 봐도 암 정복 3단계 프로그램(433억 원)에 전체의 85%가 배정됐다. 13개 세부 카테고리 중 '지역'을 주제로 한 사업은 '건강한 마을 만들기'와 '건강 플러스 생활터 인증'이 전부다. 두 사업을 합쳐도 예산이 28억여 원으로 전체의 5%도 안 된다. 올해까지 실제로 투입된 예산은 12억4400만 원뿐이다. 이 중에서도 생활터 인증사업은 주거지가 아니라 학교·직장·시장을 근거로 해 읍·면·동별 격차에 따른 건강 형평성과는 맞지 않다.

그나마 지역별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한다면 '건강한 마을' 14곳 정도다. '건강 취약가구 집중관리' 프로그램을 건강 형평성과 연관 지을 순 있겠지만, 가정방문 서비스가 이전부터 진행돼 오던 사업임을 고려한다면 새로운 대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더군다나 이마저도 일부는 아직 시행되지 못했거나 흐지부지 사라졌다. 금연자를 위한 건강택시는 1500대나 도입했지만 현재는 자취를 감췄다. 건강도시 조례는 이제야 제정을 앞두고 있고, 절주 조례는 현실과 맞지 않아 포기했다. 응급시스템 개선은 1339와 119가 통합되면서 병원 간 전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일부분에선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산판 블랙 리포트 만들자

사망비가 높은 동네나 낮은 동네나 천편일률적인 금연, 절주, 암 정복 프로그램을 운영해서는 부산시민의 평균수명을 높이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980년 영국에서 발간돼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켰던 '블랙 리포트'와 같이 지역별 건강 형평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건강 형평성을 주요 정책 목표로 잡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동진 부연구위원은 "현재 상황에서 암 등 질환관리 사업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먼저 정부 차원에서 건강 형평성을 정책 기조로 삼아 의지를 보여야 하고, 시·군·구에선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세부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각각의 사업들이 얼마나 건강 형평성을 달성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개량 지표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보험 등 국가 보건서비스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으나 건강 불평등 자체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만큼 이를 공공영역에서 보완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김종건 교수는 "건강보험에 가입돼도 본인 부담금이 없어 수술을 못 받으면 그만"이라며 "보건의료 접근성을 얼마나 높여 주느냐가 건강 불평등을 해소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복지개발원 박선희 부연구위원은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한 사업과 별도로 건강 취약지역이나 계층에 맞춘 건강 개선사업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며 "취약계층 관리는 민간영역이 담당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예산 확충 등 공공보건이 더욱 강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3. 3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4. 4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5. 5“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6. 6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7. 7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8. 8“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9. 9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10. 10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1. 1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2. 2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3. 3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4. 4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5. 5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6. 6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10. 10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4. 4[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8. 8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9. 9한양증권도 털렸다…고객·임직원 정보 일부 유출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3일
  1. 1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4. 4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5. 5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6. 6141개 시민단체도 노동계도 ‘국제신문 회생’ 인가 촉구
  7. 7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8. 8역삼동 연쇄방화 77세 이명수(종합)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4일
  10. 10면세유 23억 원어치 빼돌린 유통업자 집유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4. 4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5. 5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6. 6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7. 7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지역 기업과 1대 1 매칭…50+부산포털도 가동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