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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 재생 4.0 부산의 미래를 흐르게 하자 <1-5> 동천 스토리- 발원지를 찾아서

물줄기 시작하는 곳 상징성 부여, 동천사랑 일깨워야

  • 국제신문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13-01-15 19:53:2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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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류 최상류에 위치해 있는
- 선암사 뒤편이 유력하지만
- 물길 길이·수량으로 본다면
- 오행약수터로도 볼 수 있어
- 전문가 등 참여 정밀조사를

동천의 물줄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동천을 살리자는 주장은 수년간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하천의 발원지조차 정확히 규정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민관합동조사팀을 꾸려 발원지에 관한 연구조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동천 발원지는 당감천 최상류인 선암사 뒤편일 것이라는 추정만 있다. 발원지는 강 하구에서 가장 멀고 높은 곳에 있고 연중 마르지 않고 물이 흐르는 곳으로 정의된다. 북항재개발 사업지인 동천 하구에서 가장 먼 당감천 부전천 상류를 따라 발원지를 찾아 나섰다.

■백양산 오행약수터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 백양터널 입구에서 당감천 지류를 옆에 끼고 산길 30분가량을 오르면 오행약수터가 나온다. 200m 위쪽은 삼각봉 정상이고, 약수터 위에서 물이 흐르는 흔적을 더 찾을 수는 없었다. 2m가량의 콘크리트 축대벽 위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였고 안쪽 땅은 축축했다. 산에서 흘러든 지하수가 이곳 아래에 모였다가 약수터로 배출되는 것으로 보였다.

이 약수터의 수질검사 결과는 '적합'으로 표시됐다. 총대장균군이나 암모니아성질소도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 5년 넘게 이 약수터 물을 식수로 쓰고 있다는 한 주민은 "이 물이 동천까지 흘러든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이런 약수만 동천에 흐른다면 '똥천'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선암사 용왕당 웅덩이

오행약수터를 등지고 10시 방향으로 산길 15분가량을 걸어 내려오면 선암사가 나온다. 대웅전 뒤편 용왕당 옆에는 반지름이 1m가량인 웅덩이가 있다. 3m 높이 절벽에서 제법 굵은 물줄기가 웅덩이로 계속 떨어져 내렸다. 더 위쪽은 철조망으로 막혀 있고 바위로 이뤄진 계곡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동천의 발원지로 이곳 웅덩이를 꼽는 이들이 가장 많다. 물이 마르지 않고 흘러내리고, 본류 가장 위쪽에 있다는 발원지 조건에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성지곡 수원지

선암사를 등지고 왼편으로 30분간 '백양산 둘레길'을 따라 걸어 부산진구 초읍동 성지곡 수원지에 도착했다. 유료연장 4.17㎞인 부전천의 가장 상류인 이곳은 전포천이나 가야천 등의 다른 지류보다 하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주요 발원지 후보 중 한 곳이다. 최상류 지점을 지도상에서 따질 경우 선암사와 큰 차이도 없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막힌 철조망을 걷어내고 수원지로 흘러드는 가장 굵은 물줄기를 따라 상류로 이동했다. 300m가량을 올라갔지만, 계곡물은 마르지 않았다. 물의 양은 조금씩 줄었으나 백양산 쪽에서 물은 계속 흘러 내려왔다.

■진짜 발원지는?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곳은 선암사 용왕당 옆 웅덩이다. 하지만 이날 동행한 동천사랑시민모임 안수용 대표는 "단정 짓기 어렵다. 본류의 최상류가 선암사 쪽은 맞지만, 길이로만 따진다면 지류인 오행약수터도 가능성은 있다"며 "물이 연중 솟아나는 이곳을 발원지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안 대표는 "한 곳을 정해 발원지를 알리는 비석을 세우고 시민에게 동천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민학회 주경업 회장은 "'운수동천'이라 불렸던 선암사 쪽 계곡은 오래전부터 시민에게 휴식을 제공한 공간이다. 문화사적 측면에서 발원지는 선암사가 가장 유력하다"면서도 "몇몇 주장만으로 발원지를 규정해서는 안 된다. 지리학 전문가와 행정기관, 시민 등이 팀을 꾸려 이번 기회에 물줄기를 따라 걷고 발원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많이 깨끗해졌다지만…옅은 기름띠에 여전히 악취 진동

- 하천청소선 타고 둘러보니…

   
부산 부산진구청 직원들이 동천 청소선 위에서 기름띠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동천 하구 청소선에 올랐다. 이 배는 광무교와 북항재개발 사업지까지의 동천 미복개 구간 2.5㎞ 구간을 매일 청소하고 있다. 이날 그물채로 쓰레기 수거작업을 했지만 건져 올라온 것은 나뭇가지밖에 없었다.

다만 유조선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량의 기름이 발견돼 흡착포로 이를 제거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청소선 작업반장은 "많이 깨끗해졌다. 2006년 처음 청소를 할 때만 해도 대형 냉장고는 물론이고 애완동물 주검 등이 수없이 떠내려왔다"고 회상했다.

외관상 동천 하구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하천이 2010년 바닷물을 끌어다 쓰는 해수 도수(導水)사업 시행 후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빠지는 '감조하천' 형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하루 5만t의 북항 바닷물을 끌어올려 15시간가량에 걸쳐 방류한다. 광무교 '벽천폭포'에서 3만t이 쏟아지고, 2곳의 '우산분수'에서 1만t씩 각각 바닷물이 뿜어져 나온다. 이에 시는 하천 자정능력이 향상돼 수질이 과거 5등급(BOD 10㎎/ℓ 이하)에서 3등급((BOD 5㎎/ℓ 이하)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은 이에 동의하지 못한다. 이날 많은 쓰레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회녹색의 하천에서는 퀴퀴하고 역겨운 악취가 계속해서 풍겼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분류식하수관거 설치로 생활하수 전량은 동천에 유입되지 않고 남구 용호동 남부하수처리장으로 간다"며 "큰비가 오면 분류시설이 제 역할을 못해 우·하수가 함께 넘쳐 동천으로 유입, 악취가 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진구는 이곳을 살리기 위해 '2013년 동천환경개선사업' 계획을 수립한 뒤 시행하고 있다. 콘크리트 호안벽에 알록달록한 그림을 그려 넣는 등 주변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동천사랑시민모임 정복권 마을공동체 팀장은 "겉모습을 꾸미는 것보다 내실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서면이야기-동천…'펴낸 부산동구청 박현고 계장

- 4년 간 발로 뛰며 자료 수집
- 동천 역사·지역민의 삶 담아
- 하천청소선도 국내 첫 도입

   
4년간에 걸쳐 동천을 연구하며 역저(力著)를 펴낸 공무원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산 동구 환경관리계 박현고 (사진)계장이다.

그는 2006년 8월부터 지난해 초까지 부산진구 환경지도계장으로 있으면서 '서면이야기-동천 옛 물길 따라 그 시절을 추억하다'라는 책을 썼다. 박 계장은 "동천재생 담당으로 근무하면서 이 하천의 역사가 궁금해서 사진 자료를 모으다가 두차례에 걸친 전시회를 열었고, 뜻밖에 주민 호응도 좋아 구청의 권유로 책까지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책 안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중요 사진자료와 동천 지역민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다. 대학교수 등 관련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만든 책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전문성이 들어있다.

동천 연구에 관한 애정과 끈질긴 노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인근 초중고교를 돌며 창고에 보관 중인 학교 앨범 등을 모두 뒤졌다.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서 10번을 찾아간 집도 있었다"며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동천 연구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명감으로 차근차근 자료를 모았다"고 말했다.

동천 하구에 청소선을 들여온 것도 박 계장이 이뤄낸 업적이다. 그는 "더러워진 하천을 청소하기 위해서는 배가 필요했지만,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하천 청소선이 없는 상태였다"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하천 재생사업 현장을 다니다가 일본 오사카의 도토모리천에서 청소선을 발견하고, 직접 동천 청소선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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