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와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분회의 2012년 단체협상이 결국 해를 넘겼다. 지난달 파업에 돌입한 비정규교수노조는 7일로 85일째 부산대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파업에 따른 학사 일정 차질 등 일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학생 피해 현실화하나

부산대와 비정규교수노조는 폐강기준 변경, 타임오프제 확대 등을 두고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노조는 폐강기준을 30명에서 20명으로 줄이는 것만큼은 양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학교 측은 지금도 분반이 방대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파업의 여파도 커지고 있다. 현재 노조원 99명은 2012학년도 2학기 성적을 입력하지 않는 방법으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성적 입력, 수강정정 기간을 넘겼으며 8일까지 성적이 입력되지 않으면 장학금 대상자 선정 등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졸업 등 급한 학생들만 우선적으로 성적을 입력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학교 측에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부 측은 "모든 학생 성적을 입력하지 않으면 어차피 성적이 확정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만 입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범"

노조와 대학 측의 갈등 이면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 부족이라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10년 부산대의 시간강사 강의료 예산은 국비 70억 원, 기성회비 14억5000만 원이었으나 지난해 국비 55억 원, 기성회비 72억 원으로 역전됐다. 부산대는 교과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올해 강의료를 시간당 7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인상한다면 학교 부담금이 9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대 김대현 교무처장은 "교과부 지원이 늘지 않으면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임교원의 교양강좌 전담 비율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도 문제다. 노조는 강사의 강의개설권을 확대할 것을 요구해 왔으나 본부 측은 전임교원 비율이 대학 평가의 주요 기준이 되는 한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상룡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분회장은 "교과부가 강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지원을 늘려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등 아직까지 단체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한 대학 비정규교수노조는 8일과 15일 교과부 앞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