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특별법 개정해야"
부산시민들이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지난 10년간 3300억 원의 '물 이용 부담금'(이하 부담금)을 납부했지만 낙동강의 수질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제정 10년째를 맞아 부담금 부과의 근거가 된 '낙동강 특별법'의 개정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사)환경과자치연구소는 21일 '물 이용 부담금 납부 현황 및 낙동강 수질개선 변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민들은 지난해 상수도요금에 더해 454억9200만 원의 부담금을 냈다. 정부는 지난 2002년 9월부터 상수도요금과 함께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부담금은 처음에는 t당 100원이었지만 그동안 여섯 차례나 인상돼 지난해는 t당 160원까지 올랐다.
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64.5%는 부담금 부과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또 시민 90%는 부담금 인상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낙동강 특별법에 의한 부담금 제도 시행 이후 낙동강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66%가 '그대로'라고 응답했다.
물 이용 부담금은 강 하류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한 비용을 부담하고, 수질 개선과정에서 재산권 행사 등에 제재를 받는 상류 주민들의 피해를 보상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환경과자치연구소 서토덕 기획실장은 "부담금으로 지은 하수처리시설의 가동률이 50%도 안 되거나 상류 주민 한 가구에 몇 대의 냉장고를 지원한 사례가 발견되는 등 정부의 기금 집행이 엉터리"라면서 "그동안 시민들이 납부한 부담금이 정확하게 어디에 사용됐는지 공개돼야 한다. 인천과 서울시의회는 이미 부담금 납부 거부를 결의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시민들이 수천억 원의 부담금을 내는 동안 낙동강 수질은 물금을 기준으로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2002년 5.8ppm에서 2010년 6.4ppm으로 오히려 악화됐다.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역시 2002년 2.6ppm, 2009년 2.8ppm, 2010년 2.4ppm 등으로 수질개선 효과없이 정체되고 있다.
연구소 김좌관(부산가톨릭대 교수) 소장은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낙동강을 만들기 위해서는 산업 폐수가 아예 유입되지 못하도록 하고 이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금에서 감당하도록 하는 등의 '낙동강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