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의견 수렴후 대화
- 사측, 하루빨리 협상하겠다
- 보수 진보단체, 싸움 끝내야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국회 권고안을 전격 수용했다. 금속노조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1년 가까이 끌어온 정리해고 사태가 해결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 "일단은 반갑다"

국회 권고안은 정리해고자 94명을 1년 안에 재고용하고, 1인당 2000만 원 내의 생계비를 지원한다는 게 핵심이다. 지난달 초까지 노조는 6개월, 사측은 2년 이내 재고용을 주장하다 대화가 중단됐다. 따라서 권고안은 사측보다는 노조의 요구에 더 가깝다. 사측과 교섭 중인 금속노조는 권고안을 둘러싼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10일 오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투쟁위원회(이하 정투위)와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듣는다. 금속노조는 정투위 의견이 모이는 대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계획이다.

사측 역시 "금속노조가 원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협상하겠다"고 말해 권고안이 양측 갈등 봉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사측 중재안에 매번 부정적 견해를 밝혔던 김 지도위원도 처음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여 사태 해결 가능성을 높였다. 김 지도위원은 "사측이 전향적 태도를 보인 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해고자들이 원하는 대로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이번에야말로 노사 양측의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도 9일 새벽 한진중공업 인근 정투위 사무실을 전격 방문해 국회 권고안을 자세히 설명하며 중재에 힘을 보탰다.

■ "이번에는 해결점 찾아야"

희망버스를 찬성하거나 반대해 온 시민사회단체들은 권고안을 계기로 노사가 '싸움'을 끝내기를 한목소리로 바랐다.

이창근 희망버스 대변인은 "많은 시민이 사태 해결을 기원했던 만큼 사측의 국회 권고안 수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김 지도위원이 내려오도록 이제 노사가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필요하다면 희망버스는 언제나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상기 범시민연합 집행위원장은 "노사가 대화의 물꼬를 트고 화해 국면으로 가야 한다"며 "6차 희망버스가 부산에 오지 않도록 노사가 갈등을 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시민단체 관계자는 "권고안이 해고자 측이 주장한 정리해고 철회 및 원직복직에는 못 미치지만 노조 측의 입장을 상당부분 수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모처럼 여야 합의로 만든 중재안을 사측이 수용한 만큼 노조 측도 이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