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8일 5차 희망버스도 변수

9개월 넘게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교섭을 이끌어 온 현 노조가 임기 만료라는 중대 기로에 섰다. 이에 따라 다음 달 8일 5차 '희망버스' 방문을 앞두고 노조 집행부 교체 여부가 사측과의 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19일 오전 8시30분 영도조선소 '단결의 광장'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현 집행부의 임기 연장 문제를 놓고 찬반투표를 한다고 18일 밝혔다. 원래 현 집행부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이며, 통상 이때까지는 새 집행부를 구성해야 한다.

현 집행부는 교섭의 연속성을 위해 "새 집행부 선거를 한 달가량 연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최우영 노조 사무장은 "선거를 한 달 연기하면, 이 기간 안에 임단협과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사측과 협상 타결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채길용 노조 지회장도 조합원을 대상으로 성명서를 내고 "당장 선거국면으로 가면 교섭은 중단되고, 조직 재정비에 시간이 걸린다. 노사 교섭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며 선거 연기를 호소했다.

그러나 해고자와 일부 조합원은 "시간을 더 준다고 달라질 건 없다"는 반응을 보여 현 집행부의 계획이 관철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합원 한모(48) 씨는 "새 집행부를 꾸려 새로운 분위기에서 정리해고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맞섰다.

전직 노조 대표자들도 '정상화를 위해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현 집행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정리해고 철회보다 임단협으로 임기 연장을 요구하는 채 지회장은 조남호 회장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공범"이라며 "채 지회장은 정상적인 지회 임원 선거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