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 망발, 몽둥이가 약이다." "남의 영토 넘보지 말고, 흔들리는 자국 땅이나 신경 써라."

광복절을 나흘 앞둔 지난 11일 한국해양대 한바다호를 타고 도착한 울릉도 곳곳에는 일본의 '독도 도발'을 규탄하는 각종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울릉도 토박이들은 최근 일본 의원들이 울릉도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지난달 29일과 지난 2일 두 차례에 걸쳐 '울릉군민 궐기대회'를 열어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독도는 단순한 '자존심'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하경조 울릉군 이장협의회장은 "일본 의원들이 오면 물에 빠뜨리려고 청년회와 함께 '비밀결사대'를 조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국가가 독도를 지키지 않는데 우리라도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며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울릉도민은 "민감한 문제가 생길 때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소리칠 게 아니라, 독도와 울릉도를 '진짜 사람이 사는 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릉도 도동항 선착장에서 오징어 등 해산물을 파는 이모(여·53) 씨는 "우리 동네 성수기는 여름도 겨울도 아니다. 일본이 독도에 대해 망발을 하면 그때가 성수기"라며 "제발 평소에도 독도와 울릉도를 찾아 우리의 생존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울릉도민의 간절한 바람은 독도와 울릉도에 국민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울릉도행 여객선은 파도 때문에 심하게 흔들리고, 왕복 6시간 뱃길에 멀미를 한 방문객은 다시 울릉도를 찾지 않는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특히 독도는 접안조차 어려워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관광객이 많다.

주민들은 수상비행장을 설치하고, 대형 접안시설을 만드어 달라고 요구했다. 울릉도와 독도를 '진정 사람이 오가는 곳'으로 만든 다음 독도 사랑을 외쳐야 한다는 논리다. 

울릉도에서 4대째(130년간) 사는 이예균(63) 씨는 "일부 정치인은 이곳이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접안시설 등의 설치가 어렵다고 한다. 땅을 빼앗기게 생겼는데 그런 것을 따질 여유가 있느냐"며 "독도와 울릉도를 최대한 발전시켜 국민 한 명이라도 더 이곳 땅을 밟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울릉도 탐방에 동행한 최홍배 한국해양대 교수도 "독도 수심 200m 아래에 축구장 1만 개가량을 지을 수 있는 넓이의 단단한 지반이 있다. 여기에 해양과학단지나 호텔을 지을 여건이 된다"며 "이런 시설을 만들어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최상의 교육과 홍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