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3차 희망버스' 행사가 당초 우려와는 달리 경찰과의 충돌 등 불상사 없이 비교적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희망버스 행사 참가자 1만여 명(경찰 추산 5000명)은 지난달 30일 오후 6시께 부산역 광장에 모여 '희망버스 환영문화제'를 가졌다. 이들은 대규모로 도심을 행진했던 2차 행사 때와는 달리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시내버스와 택시 등을 이용해 영도로 향했다.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 동문 쪽 대선조선 2공장 앞(한진중공업에서 800여m 떨어진 지점) 이면도로에 자리를 잡고 밤샘 문화난장을 벌였다. 31일 새벽 1시께부터 시작된 본행사는 노래패 공연과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자유발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게 풍등 날려 보내기 등으로 꾸며졌다.

행사 주최 측이 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거리행진을 취소했다. 집회 역시 과격한 구호제창 등을 자제한 채 문화공연 형태로 진행해 경찰도 강제해산에 나서지 않아 희망버스 참가자와 경찰 간 마찰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31일 오전 7시까지 문화행사를 진행한 참가자들은 9시30분께 집회장소를 떠나 걸어서 부산 중구 중앙동 한진중공업 R&D센터 앞으로 이동해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어 오전 11시30분께 부산경찰청 앞을 항의방문한 뒤 오후 1시30분께 자진해산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경찰과는 별다른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지는 않았으나 행사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 및 보수단체 회원들과는 곳곳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특히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일부 보수단체와 영도구주민자치협의회 등 1000여 명이 부산대교와 영도대교를 막아서면서 행사 참가자들과 고성을 주고 받으며 마찰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