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에도 사태해결 촉구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화와 타협은 어디에도 없고 갈등과 충돌만 7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다. 해고 노동자도, 이를 바라보는 시민도 괴롭다. 이 사태를 놓고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가 극렬하게 맞섰다. 이런 와중에 부산과 부산 시민의 상처는 깊어지고 있다.
오는 30일이면 세 번째 '희망의 버스'가 부산을 찾는다. "오겠다"는 1만 명, "막겠다"는 1만 명 모두 같은 국민이고 시민이다. 목숨 걸고 투쟁 중인 노동자와 희망버스 참가자는 물론 기업도, 부산도, 경찰도 살아야 한다. 더는 감정싸움을 접고 파국을 막아야 한다.
시민사회는 "이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정부가 직접 사태를 해결하라"고 요구한다. 자기를 희생하며 버스에 오른 국민, 물대포와 최루액으로 맞선 경찰, 부산경제와 민생을 걱정하는 시민 모두 형식은 달라도 바라는 건 한 가지. 대타협과 화해를 통한 사태 해결이다.
시민사회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한진중공업이 먼저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도 크레인 농성 등 극단적인 투쟁을 자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사회 원로와 시민사회단체, 종교·문화·여성·노동·언론·학계 주요 인사 250여 명은 24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희망 시국회의 200' 행사를 열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크레인 '고공시위 200일'을 맞아 김상근 목사, 문규현·함세웅 신부, 퇴휴 스님, 전국의 대학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조 회장의 청문회 출석과 정부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사회 원로 등은 한진중공업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원인으로 '소통의 단절'을 꼽았다. "누구도 대화와 타협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사회 갈등과 분열만 커지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시국회의 참석자들은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청문회 수용과 조 회장의 출석을 명령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어떻게든 다시 대화하고, 협의해야 한다는 게 사회 원로들의 충고다.
퇴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실천불교승가회 상임대표)은 이날 시국회의에서 "생명은 '함께 살자', 평화는 '싸우지 말자', 소통은 '대화로 해결하자'는 뜻"이라며 대타협과 화해를 강조했다. 함세웅 신부 역시 "그동안 무심했던 걸 속죄하는 마음으로 시국회의에 왔다"며 빠른 사태 해결을 바랐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3차 희망버스는 서로에게 좋을 것이 없다. 참가자들과 부산시민 간 충돌도 우려된다"며 "3차 희망버스까지 이제 5일밖에 남지 않았다. 조 회장과 정부가 나서 대타협을 이끌어야 한다. 그러면 시민들이 걱정하는 희망버스가 부산에 올 일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