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1시34분께 경남 밀양역으로 진입하던 KTX 산천 238호 열차의 객실에서 연기가 나는 바람에 열차가 긴급 정차하고 승객들이 다른 열차로 갈아타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열차는 이날 오전 9시10분 서울역을 출발해 동대구역을 지난 뒤 오전 11시33분께 밀양역에 8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11시31분께 열차 1호실 승객 박우택(53·서울) 씨가 "객실 내에서 연기가 난다"며 112에 긴급 신고했다.

코레일 측은 밀양역에 열차가 도착한 뒤에야 뒤늦게 승객들에게 "누전으로 인해 열차에서 연기가 나 경보음이 울렸다"는 안내방송을 하고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155명을 모두 하차시켰다. 이후 코레일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승강장에 대기해 있던 승객들을 사고 열차에 탑승하도록 했다가 열차운행이 불가능하게 되자 다시 하차시켜 승객들의 불만을 샀다.

처음 신고한 승객 박 씨는 "밀양역 도착 10여 분 전부터 객실 내부에 전선 피복 타는 냄새가 나고 연기가 객실 내에 차기 시작했지만 승무원들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열차 내부에 있는 비상 망치로 유리를 깨트리고 탈출하려다 경찰에 신고부터 했는데 그 뒤에야 승무원이 나타나 '열차 내 누전이 발생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밀양역에서 하차한 승객 중 150명은 역내에서 기다리다 낮 12시26분께 마산행 무궁화호 열차로 갈아타고 이동했다. 나머지 승객 5명은 밀양역을 빠져나가 다른 이동 수단을 이용해 목적지로 향했다. 사고로 목적지에 늦게 도착한 승객들은 코레일 측에 보상과 환불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코레일 측은 "KTX 산천 배전반에서 누전 등으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차량은 부산 철도차량 정비단에 입고해 정확한 연기발생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