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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왜 스타벅스에선 안 될까…2500억 원 때문?

스타벅스, 카페가 아니라 저축은행?…2021년 충전금 2501억 원 모아

스타벅스 “애플페이 도입 검토 안 해…상황 지켜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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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한국 서비스가 개시됐지만 사용처에 스타벅스가 쏙 빠졌다. 왜 스타벅스에선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없을까.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Apple Pay)’가 21일 한국 공식 출시했다. 편의점 이마트24를 제외한 신세계그룹 계열은 애플페이 결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 계열인 스타벅스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 애플페이 미지원은 서비스 출시 이전부터 짐작할 수 있었다. 삼성페이가 2015년 8월 출시했을 때도 스타벅스 결제가 불가했다. 1년 4개월이 지난 2016년 12월에서야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해졌다.

그때와 유사하게 스타벅스는 애플페이와 제휴하지 않은 것이다. 스타벅스는 애플페이 출시가 다가오자 고객 문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애플페이 사용불가 고객안내 가이드’라는 매뉴얼을 만들어 직원에게 공지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측은 직원에게 고객이 ‘애플페이로 결제할게요’라고 하면 ‘고객님, 애플페이는 공식적으로 스타벅스와 제휴되지 않은 결제수단이어서 사용하실 수가 없습니다’는 답변하라 지시했다.

스타벅스가 애플페이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신세계그룹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페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근본적인 이유로 ‘스타벅스 카드’를 꼽는다.

아이폰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이렌오더로 커피를 주문하면 결제수단으로‘스타벅스 카드’, ‘신용카드’, ‘SSG페이’만 택할 수 있다.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 캡처
충전식 선불카드인 스타벅스 카드를 이용하면 ‘별’이 쌓인다. 스타벅스 카드로 1000원 이상의 상품을 결제할 때마다 별 하나가 쌓인다. 별 5개가 모이면 ‘그린 레벨’, 별 12개를 적립하면 ‘골드 레벨’이 된다. 레벨에 따라 혜택의 규모가 커진다. 더 큰 혜택을 받으려는 고객은 별을 적립하기 위해 스타벅스 카드에 돈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그 결과 스타벅스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선불 충전금 8769억 원을 고객으로부터 받았다. 지난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7년 916억 원 ▷2018년 1142억 원 ▷2019년 1461억 원 ▷2020년 1848억 원 ▷2021년 3402억 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스타벅스 운영사 에스씨케이컴퍼니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선불 충전금 가운데 고객이 사용하지 않은 금액(선수금·미리 받은 돈)은 2021년 2503억 원에 달했다. 금융업계에선 스타벅스를 ‘준 은행’, ‘핀테크 기업’으로 보고 있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스타벅스는 더 이상 단순한 커피회사가 아니라 규제받지 않는 은행이라 칭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은 강력한 규제를 받는 건 물론이고 핀테크 기업도 전자금융거래법상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규제에서 벗어나있다. 은행이 아닌 만큼 당연히 고객은 이용 약관에 따라 선불 충전금에 대한 이자도 받지 못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용 약관엔 ‘스타벅스 카드 잔액에 대한 고객의 권리는 최종 충전일 또는 최종 사용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자동 소멸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있자 스타벅스는 약관 개정으로 이 사항을 삭제했다.

또 스타벅스가 미사용 선불 충전금 대부분을 고위험 고수익 기업 어음에 투자했다고 밝혀져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2021년 미사용 선불 충전금 2503억 원 중 현금 140억 원을 제외한 전액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9% 금리 기준 지난 5년간 최대 649억 원의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에스씨케이컴퍼니는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서울보증보험이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결제수단 보증보험에 100% 전액보증 가입했다”면서 “자사가 보유한 ABCP는 8~9% 고금리가 아닌 정기예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일인 21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24 R한남제일점에서 한 시민이 애플페이로 상품을 결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선수금을 활용해 이자수익도 내는 만큼 스타벅스는 애플페이 도입 의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애플페이를 도입하지 않아도 아쉬울 게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애플페이를 도입했을 때 스타벅스 카드 충전금이 줄어들어 손해를 볼 수 있다. 업계에선 삼성페이 사례와 같이 애플페이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다 제휴를 맺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에스씨케이컴퍼니 측은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매장 운영과 고객 편의를 위해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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