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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황금알이라던 BIFC(부산국제금융센터) 상가…카페만 북적, 곳곳 '임대·매매'나붙어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20-07-07 22:32:1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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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주 직원 4000명 달하지만
- 2층 41실 중 절반 이상 공실
- 3층 2개월~2년 이상 빈 곳도

- 점심 손님, 맛집·구내식당 찾고
- 주말엔 건물공동화로 영업 한계
- 적자·임대료 부담 커 가게 내놔
- 고분양가에 산 임대인도 '막막'

7일 낮 12시30분 부산 남구 문현동 BIFC(부산국제금융센터) 몰(Mall) 2층. 피크타임인 점심식사 시간임에도 이곳은 한산했다. 30여 곳 상당수가 커피숍인 1층이 북적이는 것과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2층 41실 가운데 영업 중인 곳은 절반에 그쳤다. 유리 벽 너머 빈 공간이 텅 비어 컴컴하게 방치된 기간이 최소 2개월에서 길게는 2년 이상이라고 상인들은 설명했다. 면적이 큰 가게가 모인 3층 곳곳에도 ‘임대·매매 문의’ 딱지가 군데군데 붙었다.
7일 부산 남구 BIFC몰 2층 상가가 텅 비어 있다. 점포 곳곳에 임대 문구가 내걸려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피스 건물로 유명한 BIFC 상가가 오랫동안 텅텅 비어 있다. 몰과 한 건물인 63층 BIFC는 부산 금융중심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이곳을 거치는 유동인구가 하루 3만 명에 달한다. 이 빌딩에 상주하는 직원만 해도 4000명이 넘는다. “손님이 없어 가게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상인의 한숨에 고개가 갸웃해질 수밖에 없다.

임대인·임차인들은 구조적으로 이런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건물 용도가 철저히 ‘업무용’에 맞춰진 까닭이다. 매일 수천 명이 오전 9시면 밀물처럼 밀려 들어왔다가 오후 6시면 썰물처럼 우르르 빠져나간다. 본격적인 영업은 점심시간만 가능하지만, 센터 내 상가를 들르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한 끼에 6000원인 1층 구내식당 메뉴의 질이 괜찮고, 인근 문현동과 전포동 식당가까지 다녀오는 직원이 대다수다.

한국거래소의 한 직원은 “점심시간에라도 유리 건물에서 빠져나와 산책하려는 이가 많다. 평범한 국밥 한 그릇에 8000원, 9000원쯤 하는 상가 가게는 ‘비싼 구내식당’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저녁 회식은 서면이나 동구 범일동 등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 저녁 장사는 더 어렵다. 또 금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오전까지는 건물이 공동화되기 때문에 주말 영업은 더 기대할 수 없다.

많은 수익을 기대하고 입주한 임차인은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례가 많다. 한 식당 주인은 “3층의 경우 월세가 200만~300만 원, 관리비가 150만~200만 원 수준이다. 한달에 가게 유지를 위해 고정 투입되는 금액만 500만 원에 달한다. 음식 가격을 높여 이를 감당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2013년 분양을 할 때만 해도 상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층 2154만 원, 2층 998만 원, 3층 719만 원에 달했다.

수억 원을 들여 공간을 매입한 임대인의 심정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5억 원 상당을 들여 2층 상가를 매입했던 한 소유주는 “양복점을 운영하던 임차인이 나간 뒤 1년 6개월째 비워놓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노후대책으로 퇴직금을 털어 투자했거나 큰 자금을 대출해 공간을 분양받은 이들의 피해는 더 막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한데 모여 생존 대책을 마련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대 매물을 관리하는 한 부동산중개업체 관계자는 “이곳에는 상인회도 꾸려지지 않은 채 각자도생하는 분위기”라며 “요식업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이름난 ‘부산 로컬 맛집’ 몇 곳을 이곳에서 영업하게 한다면 BIFC 직원은 물론 인근 주민까지 찾는 상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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