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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전에 비친 ‘디지털 소외’…부산은행 발급창구 고령자 북적

시내 지점 카드 발급 가세하자 노인층 대거 몰려 가입자 급증

  • 국제신문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20-04-20 22:00:56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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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기기 익숙치 않은 세대
- 정책 수혜 누리게할 교육 필요”

20일 부산 동구 BNK부산은행 범일동 금융센터지점. 70세가 넘어 보이는 머리 희끗희끗한 노인들로 오전 내내 붐볐다. 창구 상담을 기다리는 사람 수를 표시하는 모니터 화면 속 ‘일반업무’ 대기자 수는 10명 밑으로 좀체 떨어지지 않았다. 안내데스크 직원 두 명도 잠시 쉴 틈이 없었다. “아버님 그게 아니고요. 비밀번호 6자리를 설정해야 동백전 구동이 되거든요. 잘 쓰는 비번 4자리 뒤에 0을 두 개 더 붙이시면 기억하기 편해요.”
20일 부산은행 범일동지점을 찾은 사람들이 동백전 가입을 기다리고 있다. 김화영 기자
지난 13일부터 부산은행에서 동백전 카드 발급이 가능해지면서 동백전 가입자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발급에 어려움을 겪던 고령층이 대거 창구 발급에 나서면서 가입자 비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은행의 동백전 카드발급 계좌 수는 지난 19일 현재 6만 2489개다. 이 중 창구 발급이 2만 5999계좌고, 비대면 발급이 3만 6490계좌다. 지난주 총선(15일)과 주말(18, 19일)을 제외하고 4영업일 동안 매일 6000계좌 이상 창구 발급이 이뤄진 셈이다. 통상 부산은행의 입출금식 예금계좌의 하루 신규 개설 수는 1500여 건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연산동·부산시청지점 등이 4일간 500건 상당의 창구발급이 이뤄져 209개 영업점 중 동백전 발급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원도심 노인이 많이 찾는 범일동지점이 274건으로 창구 발급률 6위를 기록했다. 고령층이 많은 사하구 감천중앙지점과 북구 구포지점도 각각 233건, 222건으로 창구 발급률이 낮지 않았다.

지역 물품 구입 후 이 카드로 결제하면 10%를 되돌려 주는 것이 동백전의 이점이다. 지난해 12월 30일 서비스가 시작됐으나 현장 발급은 KEB하나은행에서만 가능하고, 비대면 발급은 과정이 복잡해 고령층 가입률을 떨어뜨린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 13일 자 13면 보도)이 일었다. 부산시 황정순 지역화폐팀장은 “여태껏 67만 7000여 명이 가입했는데, 부산은행 발급 후 하루 가입자 수가 3배 늘었다. 상당 수가 고령층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배달 앱 시행 같은 ‘제2의 동백전’이 시행될 때 고령층을 처음부터 정책 수혜대상으로 삼을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젊은 세대에겐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일상업무가 쉽고 간편하지만 고령세대는 적응하기 쉽지 않아 두 세대 간격을 좁힐 시스템이 필요하단 것이다.

실제 이날 부산은행 범일동지점을 찾은 노인은 동백전 앱 설치법부터 카드 사용법까지 A~Z를 은행 직원에게 묻고 안내받았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본인 명의 스마트폰이 없으면 가입할 수 없는데도 카드를 만들어달라는 분도 있다. 많은 업무를 빠르게 처리해야 할 은행이 고령층 스마트기기 활용 교육 전체를 맡기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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