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양주택 앞 떴다방들도
- 정당 계약날 불구 자취 감춰

- 심리적 위축 효과 있지만
- 예고된 일시적 단속 한계

#장면 1. 14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동 자이갤러리 앞. '일광 자이푸르지오' 분양으로 지난주까지만 해도 장사진을 치고 있던 일명 '떴다방'들이 정당 계약 둘째 날임에도 모두 자취를 감췄다. 견본주택 주변을 돌며 분위기를 살피던 떴다방 업자들도 단속반이 뜨자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분양 관계자는 "주말을 기점으로 자리를 펴고 있던 떴다방들은 대부분 사라졌다"고 귀띔했다.

13일부터 국토교통부 부산시 국세청 등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부동산 투기지역 단속에 돌입하자 상당수 떴다방과 부동산들이 단속을 피해 일제히 문을 닫거나 철수했다. 14일 합동 단속반이 찾은 연제구 연산동 자이갤러리는 정당계약일에도 불구하고 떴다방이 모두 철수해 썰렁한 모습이었다.

#장면2. "프리미엄이 1500만 원이네요. 이 정도밖에 안 되나요?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희만 그런 게 아니고 다른 부동산 가보셔도 프리미엄은 다 비슷할 건데요." "비슷비슷하니 더 의심이 가는 겁니다." 같은 날 부산 연제구의 한 부동산. 떴다방 단속반과는 별도로 활동에 나선 실거래가 신고 위반 행위 합동 단속반은 분양권 매매계약서를 훑어보며 소장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다운계약서 작성 시 영업 정지나 영업 취소까지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먼저 제안도 하지 마시고 거래자의 요청이 있어도 받아들이시면 안 됩니다."

국토교통부와 부산시, 구청, 부산지방국세청 등의 직원으로 구성된 부동산 투기 합동 단속반은 이날 연제구 해운대구 강서구 등 부산 주요 지역 부동산과 견본주택을 급습해 단속을 벌였다. 지난 13일부터 합동단속에 나선 이들은 '떴다방'과 다운계약서 작성, 불법 분양권 전매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그러나 견본주택 앞 '떴다방'은 아예 자취를 감췄고, 분양권 전매를 주로 다루는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점검을 앞두고 대부분 문을 닫아 버렸다. 예고된 단속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동래구의 한 부동산 소장은 "계약이나 상담은 전화만으로도 가능하니 이번 주는 정부 단속을 피해 문을 닫을 생각"이라며 "주변 부동산도 다 같이 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단속에 나선 지자체 관계자는 "떴다방이 견본주택 앞에 자리를 펴고 있더라도 계약하지 않고 집기물을 사유지 내에 설치해놓으면 단속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나 단속을 하면 주변 부동산까지 분위기가 퍼져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예고된 일시적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급등을 잡고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떴다방 등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상시 단속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다음 주까지 해운대구 동래구 연제구 강서구 등 최근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거나 분양이 진행 중인 지역을 대상으로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