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우려 목소리 불식에 최선
- 4호기 냉각재 누설과 관련해
- "극소량…중대사고 발생은 기우"
- 지역민 신뢰 위해 정기적 소통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원전 5년 평균 고장정지비율은 평균 0.3회다.원자력발전소 1기당 3년에 한 번꼴로 정지한다는 의미다. 2010년과 2015년에는 각각 0.1회와 0.13회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원전선진국의 고장정지비율과 비교해도 월등히 뛰어나다.

국내 원자력발전소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정지건수가 낮은 것은 그만큼 운영기술이 축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고리3호기 격납건물 덧댐철판 두께감소, 고리4호기 냉각재 누설 등 국내원전 안전성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안전성을 평가하는 주요척도인 고장정지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셈이다.

고리원전은 매년 주요 명절마다 전통시장에서 지역농산물을 구입해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하는 사랑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24일 발전소 인근 좌천시장에서 노기경 본부장과 고리봉사대 등이 참여한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고리원자력본부 제공

■주민과 함께하는 안전한 원전

고리원자력본부는 지난해 경주지진 등 어려운 대내외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리 1호기를 비롯한 가동원전 6기를 안전적으로 운영했다. 이용률과 발전량 역시 각각 9% 이상 상승시켜 운영능력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역민들과의 유대관계를 쌓는 데 공을 들였다. 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좋지 못한 인식이 커지면서 어려운 여건이 조성됐지만 꾸준한 사회공헌활동과 활발한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지난달 15일 고리원전 최인접 마을인 길천마을 마을회관 준공식이 대표적이다.

길천마을은 작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원전과 이웃한 마을로 현재 1765명이 살고 있다. 한때 마을 전체 이주를 요구하며 원전과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고리본부가 지원한 마을회관 준공식에서는 마을주민과 고리본부 직원들이 한데 어우러진 잔치가 벌어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부녀회가 마련한 떡과 과일을 함께 먹으며 마을발전과 지역상생을 위해 양측이 손을 맞잡았다.

■빠르고 안전한 대처

고리원전 격납건물 덧댐철판 두께감소는 지난 1월 중순 정기 정비기간(계획예방정비) 중 육안점검을 통해 처음 발견됐다. 고리본부는 이 기간에 발전소 격납건물 6㎜ 철판을 점검하던 중 일부 부위에서 두께감소 현상을 확인, 관련 정보를 발전소 운영정보 공개채널 중 하나인 고리민간환경감시기구에 설명했다. 동시에 기장군, 군의회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덧댐철판 민간점검단이 격납건물 내부에 직접 들어가 정비내용을 확인했으며 부산지역 국회의원, 대학교수, 환경단체 관계자도 세부 점검내용과 계획을 보고받았다.

고리본부는 초음파설비로 28만여 지점을 조사하고 있으며, 기본점검 결과 전체면적의 0.1%에 해당하는 127곳에서 두께감소를 확인했다. 이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부식방식학회, 미국전력연구소(EPRI) 등 국내외 전문기관 3자 검토를 통해 건설 당시 1.2m 콘크리트 외벽과 덧댐철판 사이 틈으로 물과 염분이 들어간 것이 두께감소의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고리본부는 현재 두께감소가 확인된 덧댐철판 부위를 잘라내고 새 철판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보강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고리4호기 냉각재 누설은 지난달 26일 11시25분 고리4호기 격납건물 바닥 집수조 수위 증가율 변화를 처음 인지하고 발전소 운영절차에 따라 필요한 점검과 조사를 진행했다. 고리4호기에서 누설된 냉각재는 첫 인지시점부터 원자로가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55시간 동안 약 306ℓ였다. 발전소를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시간당 227ℓ가 누설되야 한다. 고리본부 제2발전소 조성득 소장은 "306ℓ는 원자로 냉각재 총량의 0.12% 수준으로 한꺼번에 누설됐을 경우에 자동으로 보충하는 설비로 40초 만에 채울 수 있다"며 "일부에서 제기한 발전소 냉각기능 상실로 인한 중대사고는 발생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고리본부는 현재 당초 7월로 예정되어 있던 고리4호기 계획예방정비를 앞당겼으며, 냉각재 누설 부위 수리는 물론 격납건물 내부철판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 지역과의 활발한 소통

지난 1월25일 부임한 노기경 본부장은 '안전하고 신뢰받는 행복한 고리본부'를 강조했다. 노 본부장은 "투명한 정보공개, 지역상생, 사회적 책임 완수, 청렴한 고리본부를 실천해 원전을 바로 알리는 것이야말로 신뢰받는 고리본부가 되는 기본"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리본부는 정기적인 소통채널을 가동하는 것은 물론 평소에도 지역을 돌며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장안과 일광 등 51개 마을 순회간담회는 물론 주변지역 학교 대상 간담회, 지역 주요단체 현장방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발전소 주변지역 주민 4300여 명에게 제공하고 있는 원전 주요정보 문자발송서비스를 해운대와 양산시 거주 주민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노기경 본부장은 "4중5중의 안전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안전의식의 생활화"라면서 "취임식 때 강조했던 방사선사고, 화재, 산업재해, 환경오염, 정보유출 등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하는 5대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발전소 모든 직원들과 합심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