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의 지방 확대로 지방 부동산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기존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고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 만이 살아남는 양극화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1분기 0.53% 올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0.85%)에 비하면 상승률이 둔화됐고, 울산은 0.16% 오르는 데 그쳤으며, 경남(-0.05%)은 전반적인 관망세 속에 매매가격 하락이 뚜렷했다. 주택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정부는 서민·중산층이 체감하는 주거비가 늘고 있는 과정 속에서 주택시장의 조정 분위기가 나타날 것을 우려해 사실상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인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 방안'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전세난 해소를 위해 저렴한 월세 형태의 임대주택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 재고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그렇기에 현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총 53만 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행복주택과 주거급여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뉴스테이 정책을 통해 중산층의 주거문화를 혁신하려 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노력이 실현되는 2~3년 후부터는 서민들은 꼭 전세가 아니더라도 월세 형태의 주거에서 안정적인 거주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오는 7월로 끝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1년 연장하겠다고도 일찌감치 밝혔다. 부동산시장이 더 위축되지 않도록 불확실성을 걷어 내겠다는 뜻이다. 또 내 집을 처음 마련하는 실수요자들의 대출금리를 최저 연 1%대로 내리는 등 서민을 위한 금리 우대 카드를 꺼내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지원한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이 같은 정책들로 인해 어느 정도의 불암감이 해소돼 깊은 조정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컸던 지역 부동산시장은 한 숨 돌릴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내년 12월 대선 이후 집권할 정권의 부동산 정책기조에 달려 있다. 지금과 같은 부동산시장 분위기의 유지를 위해서는 다음 정부에서도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강정규·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