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의 자율주행 차량 시범 사업인 '드라이브 미(Drive Me)'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운전자는 주행 중 휴대전화나 태블릿PC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볼보자동차 제공

- 애플도 이미 시험운행 단계
- 아우디·볼보 2017년 출시 목표
- 글로벌 메이커 기술 개발 박차

- 국내도 2020년까지 상용화 추진
- 현대 신형 에쿠스 HDA 탑재
- 고속도로서 앞차 간격유지 가능
- 해킹 최대 걸림돌 보안강화 숙제

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는 '자율주행차'다. 운전자의 조작 없이 목적지까지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 환경을 인식해 운행하는 것이 자율주행차로, 위성항법과 센서 등으로 위치를 측정하고 주행환경을 인식해 가감속·차선변경 등을 하는 것이 자율주행차의 원리다.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돌입했을 뿐만 아니라 구글과 애플 등 정보통신(IT) 업체까지 가세해 영화에서나 볼 법 했던 '자율주행'을 실제 도로에서도 선보이고 있다. 구글은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엔젤레스까지 '구글카' 주행에 성공했다. 구글의 경쟁사인 애플도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명칭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최근 이를 시험할 장소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돌발상황 수동전환 기술 확보

현대차가 올초 공개한 신형 제네시스의 자율주행 기술.

해외 자동차 제조사들은 현재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다가도 돌발상황에서는 수동전환이 가능한 레벨3 기술을 일부 확보한 상황이다. 자율주행차 기술의 선두를 달리는 업체는 단연 구글이다. 구글은 토요타의 프리우스 차량에 카메라와 GPS, 각종 센서를 장착한 '구글카' 시제품을 지난해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 2015'에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각사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F015'는 자동주행모드를 선택하면 운전대가 대시보드석으로 밀려들어가고 운전석이 뒷좌석과 마주보게 되는 모양으로 바뀐다. 그만큼 운전을 전적으로 자율주행차에게 맡길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5월 일산 킨텍스에서 도로 상황을 파악해 이에 알맞게 대처하는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아우디도 자율주행차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주행에 성공했다. 아우디는 자사의 첫 자율주행 차량을 2017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볼보 역시 2017년까지 100대의 자율주행차량을 일반도로에 달리게 한다는 목표를 담은 '드라이브 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자율주행차 상용화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2020년까지 부분적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화를 상용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자율주행 규제개선 및 제도정비, 자율주행 지원 인프라 확충, 기술개발 지원 등 범정부 지원체계를 구축해 레벨3 기술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2017년까지 정밀 수치지형도 등 관련 인프라를 조기 구축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레벨3 기술의 대규모 시험운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선 현대자동차는 하반기 출시예정인 신형 에쿠스에 국산 차량 최초로 고속도로 자율주행 지원 시스템(HDA)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도로 주행 시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줘 사고의 위험성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올해 3월에는 자율주행기술인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을 탑재한 신형 제네시스의 자율주행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해킹'

현대차가 지난해 6월 유튜브에 공개한 '무인호송차(Empty Car Convoy)' 동영상은 신형 제네시스에 탑재된 기술만으로도 부분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해졌음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현대자동차 제공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기술 개발이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장밋빛 미래만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율주행차 개발에 있어 최대의 위협요인으로 급부상한 것이 자동차 해킹 문제다. 지난 7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 S'가 사이버보안전문가들의 실험으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도 쉐보레의 스포츠카인 콜벳 해킹에 성공하는 등 정보보안 전문가들이 최근 자동차 해킹 시범을 선보이면서 자율주행차 개발에서 해결해야 할 급선무로 해킹에 대비한 보안 강화 기술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