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택 거래량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3.2% 늘었다. 그 동안 정부가 경기부양책과 부동산 규제완화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은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부동산시장 분위기 속에서 정부가 부양 위주의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가계 부채의 증가와 공급 과잉 우려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무주택자에게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게 했던 기존 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 스스로도 1100조 원 규모로 늘어난 가계 부채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문제는 그동안 호황을 보인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가보유율이 60%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내집 마련을 염두고 두고 있던 무주택자들이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미국발 금리인상을 앞두고도 여전히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을 감안하면 지금이 내집을 마련하기에 적기일 것이다. 그렇다고 낮은 금리와 정부의 부양책만 믿고 내집을 장만하자니 막차를 타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현재 주택시장에서 부분적으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가격 상승폭은 6월 대비 둔화됐다. 6월 0.38%보다 0.10%포인트 하락한 0.28%로 나타났다. 또한 미분양 물량도 증가하면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아파트 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다.

6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5월 대비 21.1% 증가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 물량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올들어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분양시장에 청약 미달도 증가하고 있다. 7월 청약을 진행한 전국 87개 단지 중 순위를 통해 모집 미달된 단지가 전체의 3분의 1에 이른다. 청약 미달 단지가 20곳을 넘어선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유지되면서 꾸준히 주택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기존 주택 시장도 가격 상승세가 여전한 만큼 부동산 경기 하락세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주택 시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무주택자들은 내집 마련과 관련해 어느 때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정규·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