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개장한 롯데몰 동부산점에서 고객들이 빨간 속옷을 고르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아시아 최대 규모 아울렛 결합
- 마트·영화관 갖춘 복합쇼핑몰
- 거리 폭 12m, 최대 80% 할인
- 내년 1월부터 해외명품 들어와

아시아 최대 규모 아울렛을 포함한 복합 쇼핑몰 '롯데몰 동부산점'이 지난 23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연면적 25만7500㎡, 영업면적 7만8300㎡로 프리미엄아울렛, 쇼핑몰, 마트, 영화관 등으로 구성됐다. 총 551개(아울렛 407개, 쇼핑몰 144개) 브랜드 매장과 특별 전시관, 카페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고객을 맞이했다. 개점 첫날 2만5000여 명의 쇼핑객이 방문, 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산토리니'에서 즐기는 명품 쇼핑

	롯데몰 동부산점 상징물인 등대 전망대.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부산에서 만나는 산토리니'라는 건축 콘셉트에 맞게 동부산점은 외관부터 실내 인테리어까지 지중해에 있는 세계적 해양 휴양지인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케 했다. 흰색 외벽과 파란색 둥근 지붕, 아울렛 통로 곳곳에 있는 화분과 벤치 등은 산토리니 '이아마을'의 골목길을 떠올리게 했다. 패션거리는 12m 폭으로 넓어 유동인구가 많아도 쾌적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아울렛 1층 중앙에는 질샌더 아이그너 베르사체 훌라 등 해외명품 브랜드가 배치돼 있다.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구찌 펜디 보테가베네타 휴고보스 등 최고등급 해외명품 브랜드는 아직 입점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몰 동부산점 관계자는 "해외 명품은 내년 1월부터 차례로 입점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명품 편집매장 '럭셔리 부티크'에서는 멀버리 발리 등 핸드백을 최대 4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빈폴 닥스 해지스 등 유명 트래디셔널과 아디다스 나이키 뉴발란스 등 인기 스포츠 매장에도 쇼핑객들로 붐볐다.

2층은 코오롱스포츠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K2 등 아웃도어 매장과 토박스 블루독 등 아동 매장이 배치됐다. 특히 레고샵과 엘바이카 같은 특화 매장도 마련돼 부모들과 함께 온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부들이 선호하는 휘슬러 포트메리온 덴비 등 생활가전 매장도 발디딜 틈이 없었다.

■화장품·SPA·인기 브랜드 대거 포진

아울렛과 쇼핑몰을 잇는 산토리니 분수광장을 지나면 동부산점이 자랑하는 화장품 편집매장 '라코스메띠끄'가 들어서 있다. 시세이도 엘리자베스 아덴 안나수이 설화수 록시땅 등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랑콤 에스티로더 맥 등 해외 브랜드는 아직 입점하지 않았다. 이 밖에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등 SPA 브랜드와 ABC마트 풋락커 등 신발 매장, 탐스 캐드키드슨 등 트렌디한 브랜드들이 쇼핑몰에 대거 포진해있다.

쇼핑몰 한 켠에는 향토특산물관이 마련돼 기장미역과 멸치, 젓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단연 인기가 높은 매장은 삼진어묵 베이커리였다. 쇼핑객들은 또 별난씨호떡과 할매유부전골 등 지역의 유명 먹거리로 허기를 달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쇼핑객 김민지(여·26) 씨는 "몰이 넓고 브랜드가 다양하게 입점돼 쇼핑하기에 좋다. 하지만 구조가 조금 복잡한 만큼 안내 시설이 추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대에 못 미친 '빨간 속옷' 판매

부산지역 유통업계에는 '빨간 속옷' 속설이 있다. 백화점이나 속옷 가게가 개업하는 날 빨간색 속옷을 사면 행운이 깃든다는 것으로, 유통업계에서는 향후 매장 매출의 '바로미터'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롯데몰 동부산점이 개점을 맞아 진행한 빨간 속옷 특별전은 기대만큼 큰 소득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열린 '빨간 속옷 특집전'의 하루 매출액은 1억5000만 원. 애초에 30억 원 상당의 물량을 준비한 것에 비해서는 턱없이 못 미치는 실적이다. 롯데몰 동부산점은 2009년 롯데백화점 광복점 개점 당시 빨간 속옷이 첫 날에만 17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것을 반영해 이번 행사에 대규모 물량을 투입했다. 개장을 앞두고 "전국에 있는 붉은 속옷을 동부산점에 집중시키겠다"고 홍보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오픈 행사에서는 빨간 속옷 열풍은 시들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아울렛이 백화점 보다 집객 효과가 적은 것이 이유로 보인다. 행사장 위치도 아울렛 내의 구석진 곳이어서 고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진 점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