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빠진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한다는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다.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다.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정책은 10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의 부담이 몰고올 부작용보다 주택 수요 창출이 시급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책으로 대출이 늘어나고 주택 수요가 증가할까. 반대로 대출규제를 강화하면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가. 추정일뿐 어떤 것도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

정부의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더 필요한 것이 있다. 첫째 가산 금리다. 주택공급비율 등 통계로 볼 때 아직 우리나라의 주택수요는 충분하다. 문제는 수요자 가운데 상당수는 충분한 주택 구입 여력을 갖지 못해 최고의 담보대출비율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수요자는 총부채상환비율의 적용을 받게 되면 높은 가산 금리 때문에 주택을 구입하기 어렵고, 계약을 하더라도 애로를 겪게 된다. 은행들은 높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주택 구입자들은 높은 가산금리 때문에 등골이 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수도권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일관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지역 맞춤 부동산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2000년 후반부터 지금까지 수도권과 부산 경남 울산의 주택시장 판도는 달랐다. 정부가 투기 억제책을 펼칠 때는 위축과 상승 등 비슷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지만 거시경제 변수와 지역 사회의 통념 등에 따라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 반응도 제각각이었고, 정책 효과도 다르게 나타났다. 결국 정부가 정책의 일관성은 유지하면서도 수도권과 분리된 지역 맞춤형 부동산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의도하는 수요 창출 등 시장 반등을 이끌 수 있고 신뢰를 통한 장기적인 시장 안정화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산에 장기전세주택과 같은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활성화가 필요하다. 고급화된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서울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정두천 고고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