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생 행보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9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주 4.5일제 단계적 도입을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날 한국노총·민주당 제1차 고위급정책협의회에서 “민주당은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 등을 통해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노동3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 4.5일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한참 웃도는 과도한 노동 시간을 줄여 나가기 위한 노력도 한국노총과 함께 하겠다”며 “사각지대 없는 보편적 노동권을 보장하고 사회 보장 제도를 강화하며 노후 소득과 돌봄, 의료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등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사안들도 착실하게 현실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명칭을 변경하는 문제, 퇴직급여 보장법 개정, 체불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임금채권보장법 개정, 고용노동법 개정, 노동이사제 도입 등은 이미 민주당의 정기국회 중점 처리 법안에 포함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도 장외집회와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서 민생 정책에 집중하는 것으로 선회한다. ‘이재명 독재 저지’에만 집중한 장외집회와 법안 통과 지연 외에는 성과 없는 필리버스터만으로는 민심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판단과 함께 민생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해 추석 밥상머리 민심을 잡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장회집회를 종료할 수 있을 만한 두드러진 성과가 없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인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권이 사법 파괴와 입법 독재에 몰두하는 사이 민생에 심각한 구멍이 뚫리고 있다”며 “휘청이는 경제 현장, 흔들리는 안보 현장 등 민생의 최전선으로 빠르게 달려가 국민의힘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금융투자협회 현장 간담회를 열어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 확대 등 경제 현안을 논의했으며, 30일에는 군부대를 찾아 안보 현장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야는 각각 사법부와 정부를 향한 공세도 이어간다.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 및 법관 평가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안을 추석 연휴 이후 발표키로 했다. 애초 이날 사법개혁 법안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점을 고려해 발표 일정을 연기했다. 30일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이른바 ‘조희대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는 주요 증인·참고인들이 줄줄이 불출석 의사를 통보한 가운데 그대로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29일 오전 ‘이재명 정권 무능 외교 국격 실격 대응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한미 관세 협상과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이날 오후 정책 의원총회도 개최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부당성과 대안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