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발표 ‘17분 전’에 강 후보자 사퇴를 촉구한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 박찬대 의원의 행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출마한 박찬대(왼쪽)·정청래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영남권 경선 온라인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김정록 기자

강 후보자의 사퇴 발표 전까지만 해도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 대통령의 뜻을 전한다며 ‘명심 당권주자’를 자처한 박 의원이 이 대통령에 반할 리가 만무하다는 점 때문이다. 박 의원은 23일 오후 3시 30분에 사퇴 촉구를, 강 전 후보자는 3시 47분에 SNS에 각각 입장문을 올렸다. 이에 앞서 강 전 후보자가 오후 2시 30분께 대통령실에 사퇴 의사를 전한 만큼, 박 의원이 대통령실을 통해 강 후보자 거취를 전달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어제 (강 전 후보자 사퇴 발표) 17분 전 글을 올렸는데 17분 뒤 발표가 날 것이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YTN 라디오에서 대통령실과 사전 조율을 거쳤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해야 하겠다고 하는 그 부분에 있어서 많은 부분이 일치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사전 논의는 없었고, 이 대통령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총대를 멨다는 취지다.

박 의원의 사퇴 촉구 시점을 두고 숱한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또 다른 명심 당권주자인 정청래 의원과 엇갈린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정 의원은 오마이TV 인터뷰에서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이다. 비가 올 때는 같이 비를 맞아 주는 것”이라며 “기쁠 때는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때는 같이 슬퍼하는 게 동지적 의리”라며 강 전 후보자를 엄호한 바 있다. 결국 강 전 후보자 사퇴를 박 의원은 대통령실을 통해 사전에 전달받았고, 정 의원은 그렇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이는 명심이 박 의원에게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즉각 “원내대표단이 후보 사퇴에 대해 사전에 당대표 후보들에게 공유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박 의원도 사전 소통이 없었다는 해명에 나섰고, 정 의원측은 “해프닝”이라며 일축하는 분위기다. 다만 박 의원으로서는 소통 여부와 별개로 명심을 제대로 읽었다는 점을 당원들에게 적극 호소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정 의원은 SNS에 “강 후보자 결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 잘 헤쳐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