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대 “내란정권 불호령 심판”
- 나경원 “李 악재 미반영 아쉬워”
- 이준석 “제 책임” 대선결과 승복

21대 대선 투표가 끝난 3일 오후 8시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50% 이상으로 예상되자 민주당에선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의 예상 득표율이 4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오자 충격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 윤여준 박찬대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손을 잡고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모습. 김정록 기자 연합뉴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상황실을 차린 민주당은 오후 7시가 지나면서부터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와 당직자 등이 속속 모여들었다. 대선 레이스 기간 중 각종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전날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재판 결과를 대법원 쪽에서 전해들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짐 로저스 지지 선언 논란’ 등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 관계자들은 일부 긴장한 모습이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9시30분께 출구조사 결과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정록 기자

하지만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가 51.7% 득표율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39.3%)를 12.4%포인트 앞선다는 예측치가 나오자 참석자 모두 “와!”하고 탄성을 터뜨렸으며, 일부는 박수와 함께 환호했다. “이재명!”을 연호하는 소리도 들리는 가운데 윤여준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 정은경 총괄선대위원장은 악수를 나누며 그간의 노고를 격려했다.

지역별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이 후보가 김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상황실에는 다시 한번 환호가 울려 퍼졌다. 박찬대 위원장은 KBS 인터뷰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주권자 국민이 내란 정권에 대한 불호령 같은 심판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윤석열 정권 3년 동안 파탄난 민생과 폭망한 경제를 회복하라는 열망이 이 후보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은 득표율이 40%를 넘지못할 것이란 예상치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첫줄에 앉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안철수 양향자 김기현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들은 TV모니터를 응시하면서 얼어붙은 모습을 보였다. 대선 레이스 막판 지지율이 상승한다고 자체 판단하며 ‘골든 크로스’까지 기대했지만 예상을 훨씬 밑도는 결과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 비대위원장은 충격에 빠져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기도 했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방송이 시작한 지 10여 분이 지나자 주요 당직자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떴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KBS 인터뷰에서 “오차 범위 내에서 다소 열세나 저희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나오는 것은 굉장히 아쉽다”며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당내 다소 혼란으로 인해 뒤늦게 선거 운동을 시작했고, 선거 막판에 터진 각종 이재명 후보의 본질을 알려주는 악재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게 아쉽다”며 “사전투표율이 매우 높았는데 그런 악재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최소 10% 지지율을 자신했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 예상치는 7.7%였다. 이 후보는 이날 밤 9시30분께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 나와 “이번 선거 결과 책임은 모두 저의 몫”이라며 “내일부터 동탄 국회의원 이준석으로 복귀하겠다”고 했다. 전국 개표율이 1.6%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대선 결과에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번 출구조사는 이날 오전 6시~오후 8시 전국 325여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와 별개로 1만1500명을 대상으로 사전투표자 예측을 위한 전화조사를 실시, 보정값을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0.8%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