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상복합건물로 변질될 가능성
- 市 “오피스텔도 업무용…문제없다”

부산시가 해운대구 센텀시티의 옛 ‘세가사미 부지’에 추진 중인 양자컴퓨터 콤플렉스 건물의 절반 가량이 오피스텔인 것으로 나타났다. 센텀시티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이 사실상 주거용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위치한 옛 세가사미 부지. 국제신문 DB

16일 부산시가 서지연(비례·더불어민주당) 부산시의원에게 제출한 ‘양자컴퓨터 퀀텀 콤플렉스’ 사업계획서를 보면 지상 74층 건물 중 34~74층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민간사업자는 이를 입주 기업에게 우선 분양할 예정이다. 콤플렉스의 핵심인 퀀텀 컴퓨팅 허브는 3개 층(8~10층)이다. 11~33층은 퀀텀 컴퓨팅 관련 기업을 위한 업무시설로 활용된다. 1층과 지하에는 식당가 등 편의시설이 입주할 예정이다.

옛 세가사미 부지에 오피스텔 건립이 가능해진 것은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는 이 부지를 관광시설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관광호텔 51% 이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센텀시티 안팎에 호텔이 잇따라 들어서자 세가사미를 비롯한 민간 사업자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며 사업을 중도 포기한 바 있다. 이에 시는 2021년 이 부지를 기업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방침을 변경했다. 이때 ‘관광호텔 51% 이상’ 조건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콤플렉스 사업 계획이 부지 활용 용도에 맞느냐는 지적도 인다. 2013년에 고시된 ‘부산 센텀시티 일반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변경’을 보면 세가사미 부지가 속한 국제업무지구에는 ▷일반업무시설 ▷관광숙박시설 ▷관광휴게시설 ▷판매 및 영업시설을 권장하는 반면 ▷주상복합 ▷실외골프장 등 일부 제2종 근린생활시설 ▷의료시설 ▷일반 숙박시설 등은 불허한다고 명시돼 있다. 양자컴퓨터 콤플렉스는 일반업무시설로 분류되지만 상가를 포함한 편의시설과 사무실·주거 용도인 오피스텔이 함께 들어서면 불허시설인 주상복합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 의원은 “아직은 양자컴퓨터 관련 산업의 저변이 넓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결국 오피스텔 분양 우선권을 갖는 입주 기업이 민간사업자인 KQC와 가까운 기업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양자컴퓨터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완공 시점인 2027년까지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만약 양자 컴퓨터 도입 등이 제때 되지 않는다면 관광시설을 표방해놓고 주거시설로 전락한 엘시티의 전철을 밟게 될 우려가 있는 만큼 시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오는 19일 시작되는 제313회 임시회에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시정질의할 예정이다.

김귀옥 시 투자유치과장은 “오피스텔도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규정되어있어 해당 부지에 들어오는 데는 문제가 없다. 직장 가까운 데서 쉬고 머무는 직주근접이 최근 추세”라며 “애초 사업자가 제안한 안 보다는 오피스텔의 비율을 줄였다. 층으로 보면 오피스텔 비율이 많은 것 같지만 면적 비율로 보면 그렇지 않다. 건물 전체를 오피스텔로 조성해 주거시설로 변질되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