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사진) 부산시장이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일제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자체장이 논란을 빚고 있는 정치적 현안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시장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강제동원 해법은 주권과 국익 차원에서 내린 용기 있는 결단으로 평가하고 싶다”며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정치적 딱지가 ‘친일’이라는 손가락질임을 감안할 때 국익을 위해 독배를 마시는 용기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국제법과 외교 관계에 따른 사법적 제약을 고려하지 않은 국내 법원의 판결만 근거로 일본에 요구해봐야 응할 리 없는 사안”이라며 “세계가 다시 진영화하고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지뢰밭이 널려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한일 관계를 장기간 충돌로 몰고가는 것은 자해 행위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더 신경을 써야 할 일은 대승적 결단에 걸맞게 일본이 호응하도록 하는 것이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이해를 구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 시장은 부산에서 열리는 일본 화가 무라카미 다카시전이 큰 관심을 얻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다방면에서 관계가 깊은 부산 입장에서 새로운 한일 관계가 부산의 미래를 여는 자양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부산엑스포 유치와 오사카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이처럼 정치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낸 배경을 두고 우선 부산의 대형 국책사업 해결을 위해 정부와 코드 맞추기 행보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가덕신공항이나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등 산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가 무엇보다 필요한 만큼 연대 의식을 통해 ‘같은 편’ 임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오는 11월 2030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일본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2025년 오사카엑스포 개최지 선정 당시 한국은 일본을 지지한 반면 일본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이 페이스북 글 말미에 일본과 한국, 특히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박 시장 측은 “국익을 위해 결단한 사안에 대해 야당이 정쟁화하니 공동 방어전선을 치는 연대의식에서 글을 올린 것 같다”며 “평소 한일 관계에 대해 아픈 역사는 절대 잊지말아야 하지만 미래지향적으로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제징용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부산시민 평화훈장 추진위원회’은 이날 박 시장의 정부 지지 발언에 대해 ‘망언’이라고 규탄하며 9일 오전 11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면담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