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녕·합천 등 주민 지원안 마련
- 지역마다 연 70억씩 수혜 담겨
- “황강물 거덜날 것” 지역은 반발

부산과 경남에 맑은 물을 공급하기 위한 낙동강 유역 취수원 다변화 사업이 물꼬를 트게 됐다. 취수원 다변화 사업지인 경남 창녕·합천 등 주민에게 정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동강 유역 주민은 금전적인 보상보다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경남 합천 황강 전경. 국제신문 DB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환경법안심사소위에서 낙동강 유역 주민에 대한 보상방안을 담은 ‘낙동강수계 물 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됐다. 앞으로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법안이 공포되고, 이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별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취수원 이전 계획의 대상지역인 경남 창녕·합천, 경북 구미 주민에게 연간 각각 70억 원, 70억 원, 100억 원의 목표지원금액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설 항목은 ‘환경부 장관이 고시하는 시·군을 관할하는 시장·군수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유도하는 사업(지역상생협력사업)에 관한 계획을 수립·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1년 ‘낙동강 통합 물 관리 방안’이 통과됐음에도 영향지역(구미·창녕·합천)의 주민은 법적인 문제로 정부 지원을 받을 길이 제한적이었다. 당시 방안은 환경부 및 낙동강 유역 5개 시·도(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가 물이용부담금 인상분을 통해 마련된 기금을 영향지역 주민 지원에 사용한다는 상생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현행법상 구미·창녕은 주민지원사업의 대상인 ‘상수원 관리 지역 및 댐 주변 지역’에 포함되지 않고, 댐 주변 지역인 합천은 주민지원사업 대상에는 포함되지만 지원금액이 2021년 기준 6억 원으로 연간 70억 원이라는 목표지원금액에 미치지 못했다. 합천은 댐 주변 지역 주민지원사업의 일환으로 6억 원을 지원받았지만, 취수원 다변화 사업이 추진되면 70억 원의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주민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황강 복류수 취수지역인 합천 등 일부 지역의 반대 여론은 여전하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큰 틀에서 볼 때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이 우선”이라며 “이를 팽개쳐놓고 황강 물을 가져가려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더구나 황강 물은 하루 45만 ｔ을 취수할 수 있는 양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 지원 같은 것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연간 70억 원의 지원금을 주고 황강 물을 부산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인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박오영 황강취수장관련군민대책위원장도 “어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오락가락하는 환경부를 믿을 수 없다”며 “주민 지원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할 수 없고 협조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