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대치 속 ‘평화’ 19번 언급
- 북 도발 예고에 경고성 메시지
- 국군 유해 봉환 전사자 호명도
문재인 대통령의 25일 6·25 전쟁 70주년 기념사는 ‘폭풍 전 고요’ 상태에 빠진 한반도 긴장 상황을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이 이어지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정으로 대남 군사행동계획이 ‘일시 정지’됐지만, 여전히 남북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사이 좋은 이웃이 되자”며 손을 내민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 연설에서 ‘평화’란 단어는 19번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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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전날 미국 하와이에서 도착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를 봉환하는 모습.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더 이상 체제 경쟁을 할 필요도 없고, 북한 체제를 바꿀 의도 역시 없음을 강조했다. 이는 2017년 독일 쾨르버 재단에서 밝힌 ‘베를린 구상’과도 오버랩된다. 당시에도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한다면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을 처음 밝혔던 베를린 구상의 내용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평소 강한 국방이 한반도 평화의 토대임을 역설해온 문 대통령은 이날 6·25 전쟁의 참혹상을 언급한 뒤 “국민이 지켜낸 대한민국은 국민을 지켜낼 만큼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의 철저한 대비태세를 언급한 뒤에는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 예고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은 오늘의 우리를 만든 전쟁”이라며 6·25의 상처와 함께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저력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6·25전쟁을 세대와 이념을 통합하는 모두의 역사적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종전’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6·25전쟁 70주년 행사와 함께 치러진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를 언급하며 147구 유해 중 신원이 밝혀진 7명의 전사자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12만3000명의 전사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오늘 영현단에는 우리가 찾아내어 미국으로 보내드릴 미군 전사자 여섯 분의 유해도 함께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미국을 비롯한 22개국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