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진상 조사가 40년 만에 본격적으로 착수된다. 특히 미국이 5·18 민주화 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밀문건 일부를 우리 정부에 전달함에 따라 진상 조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위원회는 12일 서울 중구 나라키움빌딩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사 개시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특별법이 진상 규명 범위로 규정한 사건들을 조사한다. 구체적으로는 ▷최초 발포와 집단발포 책임자 및 경위와 사망 사건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 행방불명자 조사 ▷북한군 개입 여부 및 북한군 침투조작 사건. 성폭력 사건 조사 등이 우선 대상이다. 조사위는 조사 결과를 국가보고서로 남길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날 “2019년 11월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측에 5·18 민주화 운동 관련 문서의 비밀해제 검토를 공식 요청한 바 있으며, 5월 11일 미측은 우리 측에 자신들의 기록물에 대한 추가적인 비밀해제 사실을 설명하고 문서 사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측이 제공한 기록물은 140여 쪽 분량의 43건으로 모두 미 국무부 문서다. 여기에는 주한 미 대사관이 생산한 문서도 포함됐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신규 문서가 일부 포함된 것 같다”며 “대부분은 기존에 공개된 문서 일부인데 삭제된 부분이 비밀 해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으로 살펴볼 시간은 아직 없었다”면서 “유관기관하고 전문가들이 (문서를) 우선 보고 난 다음에 그 문서들에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고 그 평가를 가지고서 미측과 추가로 협의해야 할 부분은 해야 할 것이고 공개해야 할 부분은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