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韓특사단 통해 “이른 시일 내 만나자” 전달
- “핵·미사일 실험 중단” 비핵화 의지도 표명해
- 트럼프 수락… 문 대통령 “두 지도자 결단 감사”

오는 5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갖는다. 6·25전쟁 정전협정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에 앞서 다음 달 말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한반도 정세는 급속도로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트럼프 美 대통령(왼쪽), 김정은 北 노동당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고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 들은 자리에서 “좋다, 만나겠다”며 수락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실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접견 직후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과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언급과 함께 “김 위원장은 향후 어떠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열기로 함에 따라 북미 당국 간 소통채널을 통해 정상회담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소는 북한의 평양이나 워싱턴 등 여러 곳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다음 달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의지를 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할 사전정지 작업의 성격을 갖게 됐다.

북미 정상 간 대화를 중재해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설 것이다. 5월 회동은 훗날 한반도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운 결단을 한 두 지도자의 용기와 지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김 위원장의 초청 제의를 흔쾌히 수락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은 남북한 주민, 더 나아가 평화를 바라는 전 세계인의 칭송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소중히 다뤄나가겠다. 성실하고 신중히, 그러나 더디지 않게 진척시키겠다. 오늘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관심과 애정을 표해준 세계 각국 지도자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