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북한이 아무런 반응없어”

청와대는 1일 렉스 틸러슨(사진)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한미 양국 정부는 대북 접촉 채널 유지 노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오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미 행정부 고위 인사가 북한과의 자체 막후채널을 열어두고 직접 접촉 중이라고 처음으로 밝힌 게 한반도 긴장 상황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우리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해왔고, 대화는 미·북, 남북 등 양자대화와 다자 대화를 포함해 여러 형식이 병행돼 추진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려면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대북한 접촉 채널 유지 노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을 방문 중인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한과 2, 3개 정도의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며 “블랙아웃 같은 암담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북한이 거친 말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한반도 긴장이 극도로 달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외교 총사령탑’인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과도 같다.

청와대는 그러나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북한의 도발 중단으로 곧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지는 않았다. 박 대변인은 “북한은 진지한 대화에 관한 아무런 관심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 정부는 오토 웜비어 사망 이후, 억류 미국인 석방 등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조용한 접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언급한 날 성명을 통해 “북한 현 정권 붕괴 촉진, 체제변화 추구, 한반도 통일 가속화, 비무장 지대 이북 군사력 동원에 관심이 없다는 미국의 확언에도 북한 관리들은 그들이 비핵화 대화에 관심이 있다거나 준비돼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