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미사일 도발 강력 규탄

- 북핵 평화적 해결·전쟁 불용

- 유엔 대북제재 철저 이행 등

- 5개항 공동발표문 채택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4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안보와 각종 국정 현안에 관해 초당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회동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참석했으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불참했다.

130분간의 회동 이후 문 대통령과 여야지도부는 안보 문제와 관련해 초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규탄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의 철저한 이행 ▷안보 현안을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 재확인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국회의 초당적 역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의 조속한 구성 등 5가지 사안에 대해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엄중한 안보 상황 탓에 우리 경제가 다시 발목 잡히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럴 때일수록 초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지혜를 많이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추 대표는 “각자 약속한 공통된 약속을 협치로 풀어나간다면 국민이 안보, 민생 위기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 대표는 “철저히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데 맞춰야 하는데, 이렇게 하려면 정부가 한미 공조, 국제 공조에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 외교안보 라인의 혼선까지 겹쳐 (국민이) 더 불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주 권한대행은 “북한이 핵무장을 하고 미국을 공격할 수 있게 되면 다층방어망을 구축해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게 급선무다. 그다음에 대화로 나가야지 방어망 없이는 대화가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이 대표는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므로 기존 문법과 관성적 대응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싶어 중국과 외교적 복원을 위한 균형 외교, 대북 특사 파견,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 쇄신 등을 제안하겠다. 또 대통령이 적극적인 평화·외교 안보 정책을 펴는 데 정책적, 정무적 착오들이 불거지는데, 이에 따른 조처와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회동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와 함께 이른바 청와대 ‘벙커’로 불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로 자리를 옮겼으며, 국가안보실 정의용 실장과 이상철 1차장이 안보 상황과 관련해 브리핑했다. 이날 벙커 방문은 사전에 예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직접 안보 현황을 브리핑함으로써 안보 사안에 초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동 브리핑은 통상 국회나 당사에서 각 당이 하던 것과 달리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각 당 대변인이 함께 발표했는데, 이 역시 이례적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