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대선 공약 사항인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된 데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토교통부의 용역 결과 발표와 관련해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해 청와대의 공식 입장 발표는 현재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향후 어떤 형태로든 박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2011년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신공항 건설 백지화 결정을 내린 바로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어 유감을 표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대응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이명박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어겨 유감스럽다"고 말하며 MB의 공약 파기를 비판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이번의 '침묵'은 비판적 시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한 뒤 "신공항 용역에서 지역 유불리를 떠나 지자체 합의대로 선정방식의 공정성을 지켰다는 점을 알아달라"며 "두 지역에서 실망이 크겠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그동안 신공항 용역에 정치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론을 지켜온 만큼 신공항 건설 백지화 결과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공정성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신공항 건설 백지화를 도출한 행정적 절차에 대한 대응에 국한된 것으로, 대선 공약이 무산된 데 대한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