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 디비졌다.”

연일 ‘검찰 독재 심판’이란 선명성을 부각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일인 28일 부산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대부분 정당이 서울의 상징성이 있는 지역에서 출정식을 가진 것과 달리 유일하게 비수도권에서 출정식을 가진 것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22대 총선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해운대 동백섬 등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은 우리나라의 정치적 민주화를 이끌어냈던 부마항쟁의 진원지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군사독재 정권도 우리 부산 시민들이 일어나서 해결을 했다”고 부산 출정식을 갖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잔여 임기인 3년을 지목하며 ‘3년은 너무 길다. 검찰독재정권 조기 종식’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그가 부산으로부터 정권심판의 동남풍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부마항쟁이 10·26과 서울의봄, 5·18 등으로 이어진 역사의 흐름도 언급했다. 창당 선언을 지난달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출정식이 열린 곳이 해운대갑 지역이란 점에서, 이곳에 출마한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 주진우 후보를 겨냥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조 대표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면서도 “주진우 후보는 윤석열 정권의 탄생과 그 뒤에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무능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산에 연고가 있다고 여기 출마를 하신 것 같은데 저는 윤 정권의 비리와 실정에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22대 총선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구 후보는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조국혁신당’을 의미하는 ‘지민비조’가 민주당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아주 강한 도움을 준다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것 같다”며 “조국혁신당은 진보 보수를 떠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과 무능함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다 힘을 합해 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진보 진영을 떠나 현 정권에 대해 분노하는 이들이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부산 사투리를 써가며 강하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그는 “이분(지지자)들이 부산 말로 윤 정권에 대해 ‘눈꼴시럽다’ 정도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마항쟁을 일으켜서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추동 했던 그 부산시민은 진보 보수 중도 그런 문제가 아니라 ‘이 꼬라지 그대로 가다 나라 망하겠다’ 이런 판단으로 조국혁신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그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에는 다양한 그룹이 섞여 있는데 일차적으로는 윤 정권의 무능함과 무도함, 무책임에 대해 분노하는 그룹이 있다”면서 “조국혁신당 당원과 국회의원 후보들은 민생과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프로젝트 정당으로 강하게 인식된 조국혁신당의 이념적 구심점 변동에 따라 당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며 답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소수파 정치인이었지만, 아주 선명한 가치와 비전으로 전국을 뒤엎었다”면서 “부산시민들이 조국혁신당의 선명하고 단호한 모습에서 노무현의 가치를 따르는 정당이 나타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출발할 때부터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진 또 직진하는 모습에 작은 정치적 힘들이 모여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면서 “제 지인이나 친구들이 뒤돌아보지 말고 오로지 직진하라는 격려의 말을 많이 해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회견 말미에 비례대표 번호인 9번을 외치자는 제안이 들어오자 “그것보다는 부산도 디비졌다”라고 선창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