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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431> 전북 임실 성수산

고려·조선 건국설화 깃든 명산…팔공산 ~ 구봉산 파노라마 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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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해설사의 집 회귀 6.5㎞
- 왕건·이성계 계시 받은 암자
- 600년 넘은 청실배나무 볼거리
- 왕의 전망대·기도처 등도 이채

조선 왕조를 연 이성계는 백두산(2744m) 구월산(954m) 금강산(1638m) 설악산(1707.9m) 금산(704.9m) 지리산(1915.4m) 천관산(724.3m) 무등산(1186.8m) 등 팔도의 명산을 다니며 산신께 조선 건국을 알리는 백일기도를 올렸다고 전한다. 남해 금산 등 일부의 산신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고, 지리산 천관산 무등산 등 몇몇 산신은 역성혁명을 지지할 수 없다며 극구 반대했다.

조선을 세우고 난 뒤 공과를 가려, 찬성한 금산은 보답으로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어주겠다 했단다. 그래서 원래 보광산이던 금산은 ‘비단 금(錦)’자를 써서 금산(錦山)이라 했다. 극렬하게 반대했던 지리산의 천왕봉, 천관산 등은 그럼 어떻게 됐을까? 원래 지리산은 전라도 땅에 속했는데 경상도로 보내는 유배형에 처해졌다. 그래서 천왕봉을 비롯한 여러 봉우리가 현재 경남 하동·산청·함양과 전남 구례와 전북 남원이 서로 경계를 짓게 되었다는 전설이다. 천관산은 고흥의 옛 지명인 흥양에 귀양을 보냈다고 한다. 이렇듯 개국 군주 이성계와 얽힌 산 이야기가 많다.
전북 임실군 성수산은 고려 태조 왕건과 조선 태조 이성계가 백일기도를 드린 뒤 권좌 오른 곳으로 알려지면서 왕의 기운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취재팀이 왕의 전망대에 올라 북쪽 조망을 즐기고 있다. 왼쪽 내동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연석산 운장산 부귀산 마이산 구봉산 등이 펼쳐져 있다.
■임금의 장수를 기원하는 ‘성수산’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성계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산 가운데 한 곳인 전북 임실군 성수산(聖壽山·876m)을 소개한다. 성수산은 ‘임금이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산’을 뜻한다.

이성계 장군은 1380년 왜구와 싸워 크게 이긴다. 이것이 황산(698.7m) 대첩이다. 이어 개경으로 개선하기 위해 전주로 향했다. 길을 가다 무학 대사의 안내로 도선암에서 백일기도를 올린 게 생각났다. 장군은 여길 언제 또 오나 싶어 암자를 다시 찾아 성심을 다해 기도했다. 하늘도 감복했는지 어디선가 ‘성수만세(聖壽萬歲)’를 세 번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성계는 크게 기뻐 이곳을 ‘삼청동(三淸洞)’이라 했다. 왕위에 오른 이성계는 도선암을 ‘하늘의 소리를 들었다’는 뜻의 상이암(上耳庵)으로 고치게 했다. 전북 장수·진안을 경계 짓는 팔공산(1149.4m)의 한 봉우리는 ‘성수산’(임실)으로 바뀌었다.

왕건이 바위에 썼다는 환희담 글씨.
그전에는 신라 말 도선 국사가 왕건에게 성수산에서 백일기도를 드리게 했다. 이후 궁예를 몰아내고 신라를 멸망시켜 고려를 세우자 왕건은 관음보살이 자신의 기도를 들어준 것을 기억해 성수산 상이암에 환희담(歡喜潭)이라는 글씨를 새겼고, 도선 국사는 그 자리에 암자를 세워 도선암이라 했다고 한다. 상이암 자리는 구룡지지 명당으로 어필각(御筆閣) 뒤 암봉은 용이 희롱하며 가지고 놀던 여의주 형상이라고 한다. 여기서 고려와 조선을 통치한 두 임금이 나왔다고 알려지면서 지금도 여의주(암봉)에 올라 기도하면 하늘 기운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찾는 이가 많다 한다.

전북 임실 성수산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집(상이암·구름재 갈림길)~성수산·상이암 갈림길~상이암~성수산·상이암 갈림길~성수산·왕의 기도터·상이암 갈림길~성수산·지장재 갈림길~왕의 전망대~폐 헬기장~성수산 정상~지장재 삼거리~왕의 기도터 갈림길~왕의 기도터~다시 능선 길 합류~905봉~임도분기점·팔공산 방향 삼거리~구름재(임도 합류)~문화관광해설사 집 갈림길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산행 거리는 약 6.5㎞이며 4시간 안팎 걸린다.
성수산 정상석.
임실 성수산 산행은 휴양림 입구 주차장에서 성수산 왕의 숲 자연휴양림을 거쳐 상이암 안내판을 따라 산행 들머리인 문화해설사의 집과 정자가 있는 삼거리까지 2.3㎞ 정도 승용차를 타고 도로를 더 올라가야 한다. 휴양림을 지나면서 도로는 승용차 한 대 겨우 올라갈 정도로 폭이 좁아진다. 삼거리에 차를 두는 공간이 있다. 산행은 왼쪽 문화해설사의 집을 지나 아스팔트 찻길을 따라 약 400m 떨어진 상이암으로 향하면서 시작한다. 오른쪽 구름재(2.1㎞) 방향 임도는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상이암 전경.
■왕건·이성계 권좌에 올린 상이암

4. 5분 정도면 다시 임도 갈림길이 나온다. 상이암은 직진형 오른쪽이며 15분이면 해발 약 590m 높이에 들어선 암자에 닿는다. 암자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친필로 자연석에 새긴 삼청동 석비 위로 어필각을 세워 보호하고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의 사연이 있는 ‘환희담’ 글씨는 칠성각 아래에 있다. 무량수전 뒤, 이성계가 백일기도를 드리고 심었다는 600년 넘은 청실배나무와 법당 앞 화백나무가 볼거리이다.

상이암 어필각에 보존되어 있는 이성계의 친필이 적힌 삼청동 석비.
산행은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 개울에 놓인 두 번째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 작은 주차장에서 오른쪽 철주 전봇대 옆 산비탈 샛길을 오르며 이어진다. 이 길을 못 찾았다면 앞서 임도 삼거리에서 오른쪽 성수산(1.4㎞)으로 가면 된다. 삼거리에서 12분이면 이정표가 선 갈림길이 나오고 오른쪽 성수산(0.9㎞)·왕의 기도터(1.1㎞)로 임도를 벗어난다. 물길에 쌓은 석축을 거쳐 깔딱고개를 올라 10분쯤이면 안부 갈림길에 벤치가 놓인 쉼터다. 성수산(0.7㎞)은 직진한다. 오른쪽은 지장재를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또 다른 길.

산길은 가지 능선을 따라 가파르게 치받는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약 30분이면 보현봉과 성수산 사이 능선 암봉에서 조망이 시원하게 열린다. 당시 이성계 장군이 이곳에 올라 조망을 즐겼는지 알 수 없지만, 왕의 전망대로 불린다. 동쪽으로 송신탑이 보이는 팔공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멀리 만행산 고덕산 내동산 운장산 부귀산 마이산 구봉산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마이산은 이성계가 왕권의 상징인 ‘삼한의 강토를 다스리는 자(尺)’, 즉 ‘금척(金尺)’을 받은 산으로 알려져 있다. 성수산은 이제 300m 남았다.

폐쇄된 헬기장에서 덱 계단을 올라가면 이정표가 선 삼거리이다. 정상은 왼쪽으로 10여m 떨어졌다.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다. 숲에 가려 조망은 없다. 바로 왕의 기도터로 향한다. 완만한 능선은 바위 턱을 내려선 뒤 약 10분이면 안부 삼거리인 지장재에 떨어진다. 오른쪽 덱 계단은 상이암으로 내려가는 길. 짧게 산을 타고 싶다면 여기서 상이암으로 탈출하면 된다. 취재팀은 왕의 기도터(0.5㎞)로 직진했다. 작은 봉우리가 연이어 905봉까지 이어지는 산죽 능선인데 지장재에서 15분 정도면 오른쪽에 왕의 기도터로 내려가는 덱 계단이 있다.

취재팀은 덱 전망대인 왕의 기도터에 내려갔다. 안내판에는 ‘이성계가 기도 삼매에 들었는데 갑자기 강렬한 불기둥이 요동을 치면서 달려들어 순간적으로 칼을 빼 불기둥을 내려치고는 정신을 잃었다. 시간이 흘러 깨어보니 갈라진 바위틈에 황룡이 꿈틀거렸다’고 돼 있다. 황룡은 왕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 이때 이성계는 조선을 세울 마음을 더욱 굳혔는지 모르겠다. 능선으로 복귀해 구릉 같은 완만한 능선을 탄다. 나뭇가지 사이로 왼쪽 건너편에 선각산,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이 있는 천상데미, 서구이재, 팔공산이 보인다.

905봉을 지나 왕의 기도터 갈림길에서 30분이면 이정표 갈림길에 도착한다. 오른쪽 임도 분기점(0.6㎞)으로 틀어 능선을 내려간다. 직진은 팔공산으로 향한다. 평탄한 능선을 타고 12분 정도면 정자가 있는 고개 마루에 임도가 지나간다. 구름재 쉼터이며 오른쪽 휴양림(3.6㎞)·등산로 입구(2.5㎞)로 꺾는다. 왼쪽은 왕방리에서 오는 길이다. 직진은 힐링 숲길로 명명된 능선 길로 휴양림으로 곧장 내려간다. 콘크리트와 흙길이 번갈아 나오는 임도를 따라 약 30분이면 문화해설사의 집 삼거리에 도착한다.


◆교통편

- 대중교통편 당일산행 못해, 상이암 내비 찍고 자차 권장

멀어서 대중교통은 당일 산행을 할 수 없어 승용차 이용이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전북 임실군 성수면 성수산길 658 ‘상이암’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고 간다. 성수산 왕의 숲 자연휴양림을 지난 뒤 상이암 못 미쳐 삼거리에 문화해설사의 집이 있고 3, 4대 정도 차를 댈 만한 공간이 있다. 휴양림 입장료·주차비 무료.

대중교통은 부산서부터미널에서 남원으로 이동해 임실로 가면 된다. 서부터미널에서 남원행은 오전 6시20분(일반) 8시10분 오후 2시5분 6시에 출발한다. 일반은 약 3시간55분, 우등은 약 2시간20분 소요.

남원에서 임실행은 오전 7시24분 7시48분 8시20분 8시36분 9시40분 등에 출발하며 임실을 거쳐 전주로 간다. 임실까지 약 44분 걸린다. 임실터미널에서 성수방면 군내버스(063-643-3100)가 출발한다. 성수마을을 거쳐 성수산 자연휴양림입구 왕의 숲 방문자센터까지 들어가는 버스는 하루 두 번 있다. 오전 10시10분 오후 4시50분이며 성수자연휴양림에 못 미쳐 성수마을까지만 운행하는 버스는 오전 6시30분 오후 1시30분 7시30분에 있다.

산행 뒤 휴양림 정류장에서 임실로 나가는 군내버스는 오후 5시10분께 방문자센터에서 떠나고, 성수마을에서는 오후 7시45분께 막차가 있다. 미리 기다렸다 탄다. 임실터미널에서 남원행은 오후 4시14분 4시56분 5시32분 6시12분 등이며 막차는 밤 9시32분에 떠난다. 밤 10시42분에 심야버스도 있다. 남원에서 부산행은 오전 8시10분 오후 1시30분 6시30분에 출발한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임실군 청웅면 청웅식당(010-9474-8038·063-643-8038)이 괜찮았다. 보통 다슬기로 만든 음식이라고 하면 모두 국물이 넉넉한 국을 생각한다. 청웅식당은 국이 아니라 다슬기가 가득 들어간 양념간장을 밥에 비벼 먹는 방식이다. 양념간장에 비빈 밥을 상추 쌈에 싸서 먹는데 밥도둑이 따로 없다. 다슬깃국에 끓인 수제비가 함께 나온다. 다슬기정식(사진) 1인 1만3000원. 2인 이상. 반드시 미리 전화 통화를 하고 방문해야 헛걸음을 안 한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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