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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304> 경남 함양 상림공원~최치원 산책로

최치원이 물길 돌려 만든 상림…바스락바스락 천년 비경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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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림공원 주차장 출발 원점회귀
- 주민 사랑받는 필봉산 정상 푸근
- 이색조형물 설치된 천년의 공원
- 세종 12번 째 왕자 ‘이어’묘 숙연

- 울긋불긋 물든 아름드리 상림숲
- 맨발길·인물공원 등 볼거리 풍성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단풍 시기에 맞춰 온 가족이 걷기 좋은 상림공원에서 필봉산(筆峰山·246m)을 잇는 최치원 산책로를 소개한다.

방방곡곡을 산행하다 보면 수해 예방과 방풍림으로 조성한 수구막이 숲과 풍수상 부족한 기운을 보완하는 ‘비보림(裨補林)’을 많이 본다. 비보림은 마을 앞 하천의 제방이나 마을 어귀에 인공으로 만든 숲을 말하는데, 경북 영천 오리장림, 경남 하동 송림,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 함양 상림 등이 있다.

■단풍이 좋은 함양 상림공원

경남 함양군 함양읍 상림은 홍수로 위천이 범람하면서 매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태수였던 최치원이 주민과 힘을 합해 강줄기를 돌려 둑을 쌓고 숲을 조성한데서 유래한다. 취재팀이 100~500년 된 120여 종의 아름드리 낙엽관목에 붉고 노란 물이 든 단풍 숲을 걷고 있다.
함양 상림은 우리나라 인공 숲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이다. 신라 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이 함양 태수로 있으면서 만들었다 한다. 당시에는 위천이 함양읍을 관통해 매년 홍수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최치원이 주민과 힘을 합해 강을 현재의 위치로 돌리는 공사를 하고 둑에다 나무를 심은 뒤 ‘대관림’이라 했다. 이후 큰 홍수 피해는 사라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대관림의 가운데 부분이 끊어져 상림과 하림으로 갈라졌다. 하림은 민가가 들어서 흔적만 남았다면 상림은 100~500년 된 120여 종의 아름드리 낙엽관목이 울창한 숲을 만들어 삼림욕장 같이 변했다.

최치원 산책로는 천연기념물(제154호)로 지정된 상림에서 필봉산 가족 숲길과 연결한다. 가족 간의 끈끈한 우애를 보여주는 길로 어린이와 노인도 충분히 걷는 완만한 길인데, 상림공원만을 한 바퀴 돌아도 좋다.

최치원 산책로 필봉산 들머리.
최치원 산책로 경로를 보면 상림공원 주차장에서 출발해 늘봄 가든 입구~배수지 입구 갈림길~필봉산 정상~상림·여중후문·대병저수지갈림길~고개 삼거리(능선 정상·원교마을 갈림길)~한남군묘~천년의 정원~천년의 정원 위 사거리 갈림길~대병·두산 저수지 갈림길~산불초소~마애불~상림·대병저수지 갈림길~대병저수지~뇌계정 앞 삼거리~상림공원 물레방아~역사 인물공원~최치원 신도비~이은리 석불~함화루를 지나 상림공원주차장에 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최치원 산책로 거리는 약 6㎞이며 2시간 30분 안팎이 걸린다. 상림공원과 천년의 정원 등 많은 볼거리와 단풍이 물든 산책로를 걷다 보면 산행 시간은 무의미하다.

이번 산행은 상림공원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승용차가 들어왔던 관광 안내소 왼쪽 도로를 나가 삼거리에서 함양 박물관 오른쪽으로 간다. 3분이면 여중 후문 쪽에 늘봄 가든 입구가 나오며 최치원 산책로 들머리다. 100m쯤 올라가면 갈림길이다. 약식 안내도와 이정표가 있다. 취재팀은 필봉산 정상에 가려고 아무 표시가 없는 오른쪽 계단을 올라간다. 왼쪽은 등산로·정수장(0.53㎞) 방향이며 두 길은 필봉산 정상을 지나 사거리에서 만난다. 석축을 돌아 배수지 입구 앞 갈림길에서 왼쪽 계단을 올라가면 문필봉으로 불리는 필봉산 정상에 올라선다.

■필봉산을 잇는 최치원 산책로

천연기념물 제154호 상림과 연계해 조성한 천년의 정원.
전형적인 동네 뒷산의 모습이지만 운동기구와 가족 산책로가 조성돼 주민의 많은 사랑을 받는다. 참나무와 활엽수가 무성해 조망은 없다. 정상석 뒤로 2분쯤 내려가면 사거리 길, 오른쪽 대병저수지(2.3㎞)로 간다. 직진은 상림과 천년의 정원 방향이며, 왼쪽은 취재팀이 출발했던 여중 후문에서 오는 길. 완만한 길은 고갯마루 삼거리 임도에 도착한다. 왼쪽으로 꺾어 ‘능선 정상(1.5㎞) 천년의 정원’으로 향한다. 오른쪽은 원교마을 방향. 산모퉁이에 예사롭지 않은 무덤이 있다. 세종의 12번 째 왕자인 한남군 이어(1429~1459)의 묘다.

단종 복위 사건에 연루돼 세조 2년(1456) 휴천면의 엄천강 새우섬에 유배되었다가 4년 만에 숨졌다. 이후 무덤은 명종 12년(1557년)에 조성됐다. 무덤 앞으로 천령봉 옥녀봉 오봉산이, 오른쪽은 연비산이 첩첩이 포개진다 현재 공사가 끝나지 않은 천년의 정원을 둘러보고는 대병저수지(1.84㎞) 방향으로 콘크리트 임도를 간다. 안부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천년의 정원 외곽을 돌면 이내 사거리 길, 이번에는 오른쪽 능선 정상(1.0㎞)으로 꺾어 천년의 정원을 벗어난다. 야자메트 길은 산허리를 돌아 완만하게 오른다.

세종의 12번째 왕자인 한남군의 묘.
한남군 묘에서 15분이면 능선 안부 고개에 도착한다. 왼쪽 대병저수지(1.27㎞)로 능선을 탄다. 오른쪽은 두산 저수지 방향인데 함양읍의 진산인 백암산 가는 길. 울창한 소나무 숲길로 ‘시와 함께하는 등산로’다. 짙은 솔향에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노천명의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등 유명 시인의 시를 음미하며 걷는 길은 그래서 더욱 운치있다. 15분이면 운동기구가 설치된 능선 정상의 산불초소에 닿는다. 남쪽 지리산 방향으로 조망이 열린다. 함양읍 뒤로 멀리 와불산 지리산 중봉과 천왕봉 법화산 오도재 삼봉산 천령봉 옥녀봉 오봉산 연비산이, 발아래에는 필봉산과 상림공원이 펼쳐진다.

능선 둘레길 갈림길을 지나 2, 3분이면 왼쪽에 쌍무덤이 나오면서 지리산 쪽 조망이 다시 열린다. 이곳에서 무덤을 내려가면 왼쪽에 함양 대덕리 마애여래입상이 암벽에 새겨져 있다. 다시 산책로에 복귀한다. 294m봉 북쪽으로 대봉산 천왕봉과 도숭산을 잇는 능선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다. 대병저수지 갈림길 한 곳을 지나 봉우리에서 오른쪽 대병저수지(0.29㎞)로 내려간다. 도로에 내려서고 왼쪽으로 대병저수지를 돌면 산책로는 왼쪽 콘크리트임도 방향이지만 취재팀은 도로를 계속 간다. 뇌계정 앞 삼거리에서 왼쪽이며, 정자를 지나 갈림길에서 오른쪽 둑길을 간다.

필봉산 가족 숲길 막바지에 지나는 대병저수지.
최치원 산책로의 핵심은 역시 상림공원이다. 노거수인 느티나무를 지나면 상림공원 입구에 물레방아가 있다. 물레방아는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청나라 건륭제의 70회 생일 축하 사절단으로 참여하고 쓴 여행기인 ‘열하일기’에 처음 등장한다. 1792년 안의 현감에 부임해 용추계곡 입구인 안의면 안심마을에다 우리나라 최초의 물레방아를 만들어 실용화했다. 여기서 산책로는 세 길. 모두 특색 있는 길로 왼쪽은 수련과 홍련을 감상하는 정원의 연꽃길이라면 오른쪽은 위천의 둑길을 걷는다.

상림은 사계절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숲이다. 이맘때는 붉고 노란 단풍이 치장하는 아름드리 고목사이를 걷는 가운데 맨발 길이 좋다. 최치원 정여창 김종직 박지원 등 11분의 흉상을 세운 역사 인물공원, 최치원 신도비, 사운정, 이은리 석불, 함화루 등을 둘러보며 뇌계정에서 50분 걸려 주차장에 도착했다.


# 부산서부버스터미널서 직행편 타고 함양 간 뒤 상림공원까지 택시 이용

이번 산행은 대중교통도 편리하지만 승용차 이용도 괜찮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남 함양군 함양읍 필봉산길 49 상림공원 주차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면 된다. 주차비는 무료.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에서 함양으로 간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상림공원까지는 약 2㎞ 떨어져 있어 군내버스보다 걷거나 택시를 타는 것이 편하다. 서부터미널에서 함양 직통은 오전 7시 9시 11시 등에 있으며, 진주 원지 산청 등을 경유하는 버스는 오전 6시30분 7시19분 등에 있다. 직통은 약 1시간 50분, 경유버스는 약 3시간이 걸린다. 함양에서 부산 직통은 오후 4시 6시30분이며, 경유 버스는 오후 2시3분 3시18분에 있다.

문의=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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