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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217> 창녕 마분산~개비리길

강변 위 한적한 벼랑길… ‘쏴 쏴’ 죽림이 일상의 묵은 때 씻겨주네

  • 글·사진=이창우 산행대장
  •  |   입력 : 2021-03-03 18:47:24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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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지 억새전망대 기점 원점회귀
- 6.4㎞ 구간 정비 잘 돼 걷기 편안
- 온 가족 봄나들이 코스로도 제격

- 호수 같이 넓고 잔잔한 낙동강
- 곽재우 장군 전설 서린 ‘마분송’
- 경사 완만한 송림길 풍광 빼어나
- 울창한 대숲 걸으면 절로 힐링

남지 개비리길은 경남 창녕군 남지읍 용산리 용산마을에서 신전리 영아지마을까지 낙동강변의 마분산(馬墳山·180m) 바위 절벽에 난 오솔길을 말한다. 수십 m 절벽 위에 산릉의 굴곡을 따라 들고나는 길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만큼 좁은데, 어미개의 모성애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몸이 약한 새끼에게 매일 험난한 바위벼랑을 넘어 젖을 먹이고 돌아간 데서 ‘개가 다닌 벼랑 길’을 뜻하는 개비리길이 됐다. 또한 ‘개’는 강가를, ‘비리’는 벼루에서 나온 사투리로 벼랑을 뜻해, 강가 벼랑 위에 난 길을 의미하기도 한다. 개비리길은 새 도로가 나기 이전에는 영아지마을과 창아지마을에서 남지읍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로 남지 장을 가는 주민과 학생의 등굣길이기도 했다.
   
남지 개비리길의 야생화 쉼터 바위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강은 상주를 지나면서 비로소 강다운 면모를 갖춰 낙동강이라 불리지만, 창녕·합천보를 지나면서 강폭은 더욱 넓어져 호수같이 잔잔하게 흐른다.
그러나 새 도로가 조성되면서 개비리길은 더는 찾는 이가 없어 묻혔다. 이후 2015년 창녕생태습지 관광체험코스 조성사업으로 개비리길을 정비하면서 인기 있는 생태 탐방로가 됐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온 가족이 함께 봄나들이를 하면서 걸을 수 있는 마분산~개비리길을 소개한다. 창녕 마분산은 근교산 취재팀에서 950회에 소개했다. 남지철교가 있는 남지수변공원주차장에서 개비리길을 거쳐 마분산 정상, 도초산(166m)을 돌아 남지수변공원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16㎞ 거리의 만만찮은 코스였다면 이번에는 마분산과 개비리길만 걷는다. 마분산과 개비리길은 전망대 및 편의시설, 이정표가 잘 정비돼 있다. 어린이와 어르신이 함께 한다면 개비리길만 걸어도 봄기운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산행 출발지인 남지수변 억새전망대 앞은 남강이 낙동강에 합류하는 지점이다. ‘강이 갈라진다’는 뜻인 기음강(岐音江), 기강(岐江)이라 따로 불리기도 한다. 기음강은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과 의병이 북상하는 왜선을 격퇴해 첫 승을 거뒀던 곳이다. 한국전쟁 때는 낙동강 전선 최후 방어선으로 1950년 9월 북한군의 도강을 저지하려고 남지철교를 폭파했다. 두 동강 난 철교는 1953년 복구됐다. 지금은 인도교와 낙동강 자전거길로 이용되며 등록문화재(제145호)로 지정됐다.
   
남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기음강 전망대인 남지수변 억새전망대.
이번 산행은 남지수변공원을 지나 나오는 남지수변 억새전망대를 출발해 마분산·개비리길 입구~창나루전망대~육남매나무~마분산 정상~목동의 이름 새긴 돌~삼거리봉~분기점(상)갈림길~개뚜골고개~영아지 쉼터~영아지전망대~영아지 개비리길 입구~야생화쉼터~죽림쉼터~옹달샘쉼터~용산양수장~남지수변 억새전망대로 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산행거리는 6.4㎞이며 2시간30분 안팎이 걸린다. 낙동강변의 풍광이 워낙 빼어나 산행시간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남지수변억새전망대를 지나 마분산·개비리길 입구에서 출발한다. 개비리길 안내도를 참고한다. 오른쪽 마분산 정상 갈림길(1.69㎞)·창나루전망대(0.36㎞) 방향 침목 계단을 오른다. 15분이면 정자가 있는 창나루전망대에 도착한다. 서쪽 조망이 열리며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기음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완만한 능선은 산책하듯 기분 좋은 솔숲 길이 이어진다. 육남매 나무와 삼형제 소나무를 지나 15분이면 마분산 정상 갈림길에 도착한다.
   
여양진씨 재실인 회락재가 있었다는 죽림쉼터.
마분산 정상은 직진한다. 왼쪽은 영아지주차장(1.7㎞)·영아지전망대(1.48㎞) 방향. 마분산은 ‘말 무덤’을 뜻하는데, 정상이 붕긋한 것은 임진왜란 때 전사한 의병과 말의 무덤이라 한다. 곽재우 장군이 애마에다 벌통을 달아 적진에 뛰어들게 했다. 이에 놀란 왜적이 허둥대자 기습공격해 대승을 거두었으나 말은 죽었다. 의병의 시신과 말을 수습해 마분산 정상에다 묻었는데 그 후 창진산(倉津山)에서 마분산으로 불리게 됐다. 정상에서 직진하면 바로 우횟길과 만나 마분산 갈림길(상) 방향으로 직진한다.

목동의 이름 새긴 돌을 지나 삼거리봉에서 왼쪽 영아지 쉼터(1㎞)로 간다. 오른쪽은 도초산(1.7㎞) 방향. 마분산에는 줄기가 여러 개인 소나무가 많은데 이를 마분송이라 부른다.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은 마분송에다 의병 옷을 입혀 의병 수를 많아 보이게 했다 한다. 임도 입구에서 왼쪽 영아지마을(1.05㎞)·영아지 쉼터(0.77㎞) 방향 임도를 가도 되지만 왼쪽 흙길을 간다. 6분이면 임도인 개뚜골고개에 도착해 왼쪽 영아지 쉼터(0.3㎞)로 간다. 직진 능선은 우슬봉(1.6㎞) 방향. 정자가 있는 영아지 쉼터에서 임도를 벗어나 왼쪽 영아지 전망대(0.2㎞)로 향한다.
   
홍의장군 곽재우의 붉은 돌 신발과 낙동강 변의 원두막.
‘S’라인을 그리며 흐르는 낙동강을 보며 영아지전망대를 지나 솔숲 길을 내려간다. 영아지주차장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영아지 개비리길 입구에 도착한다. 왼쪽 전망대에서 낙동강 조망을 즐기며 본격적으로 개비리길을 걷는다. 낙동강 벼랑을 끼고 오솔길이 이어진다. 바위벼랑에는 낙석 방지용 철망을 둘렀다. 야생화쉼터에서 오른쪽 모래톱에 나가 바위 전망대에서 보는 낙동강은 호수같이 넓고 잔잔하다.

길옆에 마삭줄이 지천이며 야생화 쉼터에서 5분이면 정자가 있는 죽림쉼터에 도착해 ‘쏴 쏴’ 하며 우는 댓잎 소리에 마음을 씻는다. 동천교와 금천교를 차례로 지나 다시 바위 벼랑 길이 이어지며 옹달샘쉼터에서 너른 길로 바뀐다. 용산 양수장, 홍의장군 붉은 돌 신발이 놓인 강변의 원두막을 지나 죽림쉼터에서 35분이면 남지수변억새전망대에 도착한다.


◆교통편

-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서 창녕행 타고 남지 하차, 들머리까지 도보로 이동

이번 산행은 대중교통편과 승용차 모두 편리하다. 대중교통편은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창녕행 버스를 타고 남지에서 내린다. 마분산·개비리길 입구인 용산마을 남지수변 억새전망대까지는 약 4.4㎞이며 걷거나 택시를 이용한다. 서부터미널에서 남지행은 오전 7시, 8시30분, 10시, 11시 출발하며 1시간 걸린다. 산행 후 남지터미널에서 부산으로 출발하는 버스는 오후 3시15분, 4시45분, 6시15분, 7시45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개비리길 출발지점(창나루주차장) 주소인 ‘경남 창녕군 남지읍 용산리 160-2’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현재 코로나19로 창나루주차장은 폐쇄돼 남지수변 억새전망대 입구 도로 양쪽에 주차한다.

문의=생활레포츠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창우 산행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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