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근교산&그너머 <1150> 고성 간사지 둘레길

퇴적암층 병풍 두른 호숫길…황금 갈대밭 위론 철새 군무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19-11-06 18:53:04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GPS 트랙다운 / 고도표 다운로드 / 큰지도 다운로드   
- 고성천 막아 만든 호수 간사지
- 마암면·거류면 둑길·수문 연결
- 전체 거리 7.7㎞ 원점회귀 코스
- 평탄한 길 체력 부담 전혀 없어

- 철새 집단도래 보호구역 지정
- 연중 100여 종 조류 관찰 가능
- 책 쌓아놓은 듯한 퇴적암 이색

가을 나들이하는 묘미는 화려한 색채가 빚는 변신을 감상하는 데 있다. 단풍나무를 비롯한 활엽수가 많은 산은 만산홍엽을 뽐낸다. 또 가까이 영남알프스 내의 억새 평원은 황금빛 물결을 선보인다. 그런데 올가을 부산 근교의 산은 예년과 같은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지난여름과 초가을에 세찬 바람을 몰고 온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억새는 꽃술이 망가져 흐드러지게 피어난 예년의 모습만 못한 곳이 많다. 그렇지만 황금빛 물결이 산에만 있는 건 아니다. 절정기에 억새 못지않게 황금빛으로 빛나는 갈대밭의 비경에 빠져들 수 있는 호수 트레킹 코스가 부산 인근에는 여럿 있다.

   
간사지 상류의 남쪽에 있는 당항만역사생태공원 탐방로 일대는 갈대밭의 폭이 가장 넓어지는 지점이다. 정면 멀리 낙정마을이 자리 잡았고 그 오른쪽으로 간사지교까지 수면이 살짝 드러나보인다. 간사지 갈대는 오는 주말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드넓은 갈대밭이 일품인 경남 고성 간사지 둘레길을 찾았다. 간사지는 고성읍에서 북동쪽으로 흐르는 고성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만들어졌다. 마암면 삼락리와 거류면 거산리 사이를 둑길과 수문으로 연결했다. 하천을 막아 만든 호수인 만큼 길을 따라가기는 어렵지 않다. 오르내림이 없으니 체력적인 부담도 전혀 없다. 마음 편하게 갈대밭을 비롯한 호수 풍광을 감상하면 된다. 작은 호수이지만 볼거리는 적지 않다. 고성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만든 간사지는 이맘때 활짝 핀 황금빛 갈대꽃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당항만역사생태공원 일대는 갈대밭의 폭이 가장 넓어지는 지점인 데다 갈대밭 사이로 덱 탐방로가 조성돼 갈대를 감상하기 좋다. 갈대밭 너머 호수 수면에는 철새가 군무를 펼친다. 간사지는 철새 집단도래 보호구역으로 연중 100여 종의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데 특히 겨울철에 오리류를 비롯한 다양한 새가 찾는다. 여기에 더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변산 채석강을 닮은 퇴적암 지층이 호숫가를 따라 이어져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간사지는 자연 풍광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당항포해전과 관련한 월이 이야기가 전해져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곳이다. 1592년 6월 벌어진 제1차 당항포해전의 승리는 기생 월이의 기지에 힘입은 결과로 전한다. 임진왜란을 앞두고 일본의 간자가 이 일대를 염탐할 때 월이가 그를 속여 당항만과 고성만 사이가 육지가 아닌 물길이 연결된 것처럼 지도를 고쳤다고 한다. 당항만은 동쪽의 고성군 동해면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사이 현재 동진교가 있는 폭 300m가 채 되지 않는 입구를 지나 서쪽으로 간사지 입구까지 12㎞ 정도 들어가는 지형을 갖췄다. 조선 수군은 지금의 고성군 회화면 배둔리의 구만천과 마암천이 만나는 배둔에 숨어 있다가 속싯개로 불리는 간사지 입구까지 들어간 왜군의 배후를 막아 공격했다.

   
코스 막바지 낙정마을을 지나 만나는 채석강을 닮은 퇴적암층.
이번 코스는 고성군 마안면 간사지교에서 출발해 시계 방향으로 둑길을 건너 태양광 발전시설~당항만역사생태공원~대전통영고속도로 고성천교 아래~가려배수장~세월교(잠수교)~죽계배수장~두호배수장~퇴적암층~낙정마을 낙정경로당~퇴적암층을 지나 간사지교로 돌아가는 원점 회귀 코스다. 전체 거리는 7.7㎞ 정도로 소요시간은 2시간30분 안팎이다. 당항만역사생태공원과 고성천교 아래를 제외하면 햇볕을 피할 곳이 없고 대부분 구간이 차량 통행은 거의 없지만 포장된 점은 아쉽다.

마암면 쪽의 간사지교 입구에서 출발한다. 잇달아 간사지2교를 건넌다. 이르게 이곳을 찾은 오리들이 인기척에 놀라 상류로 날아갔다가 되돌아온다. 둑길을 걸으면 정면의 거류산(巨流山·571.7m)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바닷가 들판에 우뚝 솟은 거류산은 당동만과 당항만 고성만 등 주변 바다를 두루 조망하는 위치에 있고 정상 일대에는 거류산성이 자리 잡았다. 고성의 대표적인 명산인 거류산 자락에는 고성이 낳은 산악인 엄홍길을 알리는 엄홍길전시관이 자리 잡았다. 거류산은 간사지를 한 바퀴 도는 내내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둑길 끝까지 가서 ‘거류면 거산리’ 표지석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어 콘크리트 길을 간다. 도로를 따라 폭 20m 정도의 갈대밭이 이어진다. 왼쪽은 논밭이고 오른쪽은 갈대밭이다.

   
간사지교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고성 구절산.
대전통영고속도로까지 절반 정도 가면 갈대밭의 폭이 급격하게 넓어진다. 고성천이 유입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일대가 모두 갈대밭이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지나면 곧 당항만역사생태공원이 나온다. 공원에는 자그마한 휴식공간과 간사지의 철새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갈대밭 가운데로 난 덱 탐방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아 나온 뒤 둑길을 따라 고성천 상류로 향한다. 대전통영고속도로 고성천교 아래를 지나면 가려배수장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상류의 세월교 사이의 둑길에서 남쪽의 거류산이 가까이 보인다. 잠수교인 세월교를 건너면 이번에는 하류로 방향을 바꿔 내려간다.

   
고성천을 내려가며 지나는 고성천교.
죽계배수장에서부터 내내 둑길을 걷는다. 고성천교 아래와 두호배수장을 지나면 변산 채석강과 흡사한 퇴적암이 나타난다. 규모는 작지만 책을 쌓아놓은 듯한 모양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수풀만 정리하면 공룡 발자국 화석이 없을 뿐이지 상족암 못지않은 볼거리가 될 듯하다. 공장과 농장에 이어 낙정마을을 지나면 한층 규모가 큰 퇴적암층이 나타난다. 두어 굽이를 돌면서 바위를 구경한 뒤 100m 정도만 가면 출발했던 간사지교가 나온다.


# 교통편

- 고성터미널까지 간 뒤 배둔행 버스 갈아타고 평부마을 정류장 하차

부산에서 고성으로 가는 버스는 사상구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오전 5시40분부터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2시간 소요. 고성터미널에서 간사지 입구의 간사지교로 가려면 배둔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평부마을’ 정류장에 내려 1.5㎞ 정도 걸어 들어가야 한다. 마친 뒤에는 다시 평부마을로 나와 고성으로 들어가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고성군 마암면 삼락1길 455 ‘해변장어구이’식당이나 간사지교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해서 찾아가 간사지교 앞에서 주차공간을 찾으면 된다.

문의=생활레포츠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산행출발일검색     검색

월별산행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4. 4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5. 5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6. 6“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7. 7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8. 8“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9. 9부산 1000억 문화펀드 조성…퐁피두·라스칼라는 이달 결론
  10. 10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4. 4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5. 5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8. 8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9. 9[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10. 10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4. 4“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5. 5“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6. 6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7. 7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8. 8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9. 9반도체 호황에…올 국세수입 478조 역대 최대 예측(종합)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4. 4[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5. 5“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7. 7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8. 8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9. 9“비영리법인 설립, 법 기준 세워야”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5. 5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6. 6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7. 7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8. 8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9. 9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10. 10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