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 올레 코스 대부분 큰 피해 없어
- 손때 덜 타고 여유로운 분위기
- 파도에 침식된 바위 풍경 장관
- 가장 높은 지점이 해발 80m
- 가파른 구간 없어 걷기 편해
지난 17일 제주올레의 자매 길인 규슈올레 22번째 코스가 개장했다. 규슈올레는 숲과 바다, 고택이 있는 마을을 연결해 독특한 풍광과 정감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지난해 가을 개장한 미야기올레는 같은 일본이지만 약간 다른 분위기의 길이다. 좀 더 한적하고 사람의 손을 덜 타 자연미가 느껴진다. 이는 오쿠마쓰시마 코스보다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에서 더욱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미야기현과 북쪽에 맞붙어 있는 이와테현에 걸친 산리쿠부흥국립공원의 남쪽 관문에 해당하는 곳이 게센누마시의 가라쿠와반도다. 이곳은 산리쿠 지질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잘 보존된 독특한 해안 경관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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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기올레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의 종착지인 한조로 내려가는 길에 띄엄띄엄 선 소나무 뒤로 푸른 태평양이 반기고 있다. 가라쿠와 반도 동쪽으로 살짝 튀어나간 한조에서는 정면에 탁 트인 바다와 북쪽으로 이와테현의 긴 해안선이 눈에 들어온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미야기올레 두 번째 코스로 미야기현의 가장 북쪽 해안에 만들어진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를 소개한다. 앞서 오쿠마쓰시마 코스가 여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긴다면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는 파도가 부딪치는 절벽이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오사키미사키(미사키가 곶이라는 뜻) 끝부분의 바위 해안과 오레이시(折石, 제주도 외돌개와 닮은 바위)와 한조 구간은 자연미가 넘친다. 우리나라 어지간한 트레킹 코스가 지나친 안전시설과 덱 탐방로 설치로 망가지다시피 한 것과는 달리 원형 그대로의 자연미가 느껴진다. 중간에는 번잡하지 않고 깨끗한 일본 마을 길을 지난다.
게센누마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본 곳이다. 넘어진 급유용 연료탱크에 불이 붙어 온 항구가 불바다가 되기도 했다. 현재는 방파제를 높이고 시가지는 완전히 탈바꿈하고 있다. 하지만 가라쿠와반도의 올레 코스 구간은 대부분 기암절벽으로 이뤄져 쓰나미 피해를 별로 입지 않았다. 코스 초반에 지나는 쓰나미이시(津波石)가 쓰나미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무게 150t으로 추산되는 이 바위는 바닷속에서 해안으로 떠밀려 올라와 쓰나미의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조개껍데기가 붙어 있는 이 바위 위쪽에도 예전 쓰나미 때 떠밀려온 비슷한 크기의 바위가 있어 자연의 힘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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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발생한 쓰나미로 뭍으로 올라온 쓰나미이시. |
이번 코스는 일본 미야기현 게센누마시 가라쿠와반도 비지터센터에서 출발해 오사키 신사~오사키곶~오사키 야영장~쓰나미이시(쓰나미 바위)~야에몬자카~동백 터널~가라쿠와 고텐 마을길~A·B 코스 갈림길에서 A코스~다키하마 어항~가케하마 신사~사사하마 항구~한조 주차장~오레이시(~다시 한조 주차장)를 거쳐 한조에서 마친다. 전체 거리는 옵션 코스인 오레이시를 포함해 10㎞로 소요 시간은 4시간 안팎이다. 가장 높은 지점이 해발 80m 전후인 데다 경사가 가파른 구간이 거의 없어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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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텐쿠마 마을 주택 안의 올레 표식. |
가라쿠와반도 끝에 있는 가라쿠와반도 비지터센터에서 출발한다. 비지터센터에서 올레길 정보와 지도, 안내를 받을 수 있고 내부에는 쓰나미 기록, 가라쿠와 반도의 자연생태에 관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센터 왼쪽의 소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조용한 숲에서는 종종 여우나 사슴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도로와 만나 왼쪽으로 가면 후박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오사키 신사 입구다. 주민들의 풍어 기원을 잘 들어주는 영험한 신사로 소문난 곳이다. 신사 정면으로 가면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곶의 끝에서 방향을 북쪽으로 틀면 비석이 있는 고래 무덤과 오사키등대를 지나 태평양을 만난다.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바위 해안 멀리 수평선이 하늘과 바다를 가르고 있다.
들쭉날쭉한 절벽 해안선을 돌아가면 비지터센터 바로 북쪽의 오사키 야영장을 지난다. 여기서 쓰나미이시까지는 1.5㎞ 정도 오르락내리락하며 걸어야 한다. 중간에 바다가 보이는 쉼터를 지나 10분 정도 더 가면 쓰나미이시가 나온다. 다시 급경사 계단을 오르면 쓰나미 도달 지점을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 작은 마을로 들어선다. 주택 옆으로 돌아 산길로 올라가는데 곧바로 길 오른쪽에 야에몬이라는 전도사의 무덤인 야에몬자카를 볼 수 있다. 잠시 오르막을 가면 마을이다. 신사 앞을 지나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구불구불한 마을 길을 걷는다. 가라쿠와반도가 속한 가라쿠와쵸에는 모두 70개 정도의 크고 작은 신사가 있는데 주민들이 풍어와 안전을 비는 수호신을 모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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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하마 항구에서 한조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길의 숲. |
듬성듬성 주택이 있는 마을 길을 1㎞가량 걸어 우드 칩이 깔린 급경사를 내려가면 주택 앞에서 양쪽으로 길이 나뉜다. 여기가 A, B코스가 갈라지는 지점이다. 오른쪽 A 코스로 접어들어 굴다리를 지난다. 나카이소학교 앞을 지나 다키하마어항으로 내려간 뒤 포구 북쪽의 언덕으로 올라간다. 오는 6월부터 1년6개월간 다키하마어항 방파제 공사로 A 코스는 차단되고 B 코스로만 다닐 수 있다. B 코스도 비슷한 마을 길이다. 마을 뒤 숲길을 10분 정도 걸으면 다시 A, B 코스가 합류하고 길은 한적한 사사하마항구로 내려간다. 동쪽으로 종착지인 한조가 눈에 들어온다. 자갈해변을 거쳐 주택 옆을 지나면 한조 주차장 입구다. 한조로 가는 길은 도로를 따라 왼쪽 오레이시 방향으로 20m 정도 가면 갈라진다. 옵션 코스인 오레이시는 도로를 200m쯤 내려가면 난간이 트인 지점에서 내려서면 된다. 수평선을 배경으로 뾰족한 바위가 파도를 맞고 있다. 되돌아와 한조로 간다. 파도에 침식된 바위가 비경을 이룬다. 주차장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운동장 입구에 게센누마·가라쿠와 종착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 교통편
- JR게센누마역으로 간 뒤 오사키행 버스 갈아타고 출발지 앞 국민숙사서 하차
규슈올레는 부산에서 후쿠오카를 비롯한 규슈지역 여러 공항에 직항편이 있는 데다 부산~후쿠오카 여객선도 운항해 적은 비용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에 비하면 미야기올레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규슈와는 다른 분위기의 길을 걸을 수 있으니 여행을 겸한 올레길 걷기에 나서면 좋을 듯하다.
미야기올레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는 오쿠마쓰시마 코스보다 접근하기가 더 불편하다. 인천공항에서 하루 한 편 운항하는 아시아나를 이용해 센다이로 간다. 센다이 공항에서 공항철도로 JR센다이역으로 간 뒤 동북신칸센을 타고 JR이치노세키노비루역으로 간다. 여기서 오후나토선으로 JR게센누마역으로 간다. 역을 나와 도보 10분 거리인 미야코 버스 정류장에서 오사키행 버스를 타고 비지터센터 앞 국민숙사에 내리면 된다. 종착점인 한조 주차장에서 게센누마행 버스정류장은 30분가량 걸어 나가야 한다. 하지만 버스 운행 편수가 적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비지터센터에서 제공하는 올레 안내 책자에 나오는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센다이 현지의 여행사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미야기올레를 걸을 수 있다. 센다이에 있는 여행사 ㈜에이치티플랜닝은 미야기현의 올레 관련 공식행사를 진행하는 곳으로 개인이나 단체에 맞춰 다양한 올레길 걷기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81)22-292-5181, utc2003@nate.com으로 문의하면 한국어로 안내받을 수 있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