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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097> 함양 마적도사 전설길

울긋불긋 지리산 … 오메! 나도 물들겄소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18-10-24 19:08:18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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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
- 용유담 기점인 트레킹 코스
- 엄천강·단풍 조화로 절경 빚어
- 신라 시대 마적도사 전설 서린
- 세진대 400살 넘은 소나무 압권

만산홍엽의 시기다. 가을이 깊어가며 남쪽의 산들도 차츰 노랗고 붉은 색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 시기는 연중 가장 많은 산꾼이 산을 찾는 때이다. 화려한 단풍에 감탄하고 때로는 떨어진 나뭇잎에 세월 무상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어지간한 단풍 명산을 찾아서는 이런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단풍 구경이 아닌 사람 구경이 되는 탓이다. 여유 있게 단풍을 감상하기는커녕 등 떠미는 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면 단풍 구경하러 온 건지, 시장통에 온 건지 구분이 안 될 지경이다. 물론 단풍 명산이라고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예외가 없다. 그래도 때깔 좋은 단풍을 보려면 큰 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큰 산에 드는 단풍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호젓한 산행을 하고 싶다면 지리산 자락의 둘레길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송전마을을 지나 지리산 둘레길을 따라 용유담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길 아래 황금빛으로 물든 논과 엄천강 물길이 내려다보인다. 지금은 수확이 끝나고 빈 논만 남아 있을 듯하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에 최근 화제를 불러왔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한 장면을 촬영한 용유담의 절경을 시작점이자 종점으로 하는 트레킹 코스인 함양 마적도사 전설길을 찾았다. 엄천강을 가로지르는 용유교에서 상류를 바라보면 용유담의 하얀 바위가 수면에 비치는 붉고 노란 단풍과 대조를 이뤄 눈을 부시게 한다. 주골 계곡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해발 500m가 넘는 고지의 송대마을을 정점으로 하는 이 코스는 단풍이 차츰 물들어가는 가을 지리산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마적도사길은 모전마을~송대마을~세동마을 구간을 일컫는다. 이 길은 7세기 신라 무열왕 때 마적사를 짓고 수도하던 마적도사에 얽힌 전설을 담고 있다. 아홉 마리 용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용유담을 비롯해 길을 따라가며 만나는 거품소, 나귀 바위, 장기판 바위, 마적동과 마적사 터 등이 모두 마적도사 전설과 관련된 곳이다. 특히 송대마을에서 세동마을로 내려가는 도중에 지나는 세진대는 마적도사가 지리산 천왕 할매와 장기를 두었다는 곳으로 수령 400년을 넘은 소나무가 엄천강을 내려다보며 절경을 빚고 있다. 송대마을 뒤 선녀굴은 빨치산이 숨던 곳으로 마을에서 두 갈래로 빨치산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막 물들기 시작한 단풍과 하얀 암반이 조화를 이루는 용유담.
송전(세동)마을에서 용유담으로 가는 길은 지리산 둘레길을 따라가다가 벗어나 용유담 전설 탐방로를 걷는다. 지리산 둘레길 구간의 도로와 엄천강 사이 사면의 숲을 따라가는 길인데 나무 사이로 조금씩 강물이 내려다보일 뿐 시원하게 엄천강 조망이 열리는 곳은 없다. 취재팀은 답사 당시 용유담 전설 탐방로가 시작되는 지점을 놓쳐 엄천강 강변을 따라 모전마을 앞 거품소까지 간 뒤 탐방로에 합류했다. 이후 용유담 전설 탐방로를 되돌아가 다시 답사했다. 강변을 따라가는 길은 큰 바위가 많아 전설 탐방로로 가는 것보다 서너 배 많은 시간을 들이고 땀을 흘려야 했다. 엄천강의 비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지만 권하지는 않는다. 특히 비가 내려 물이 조금이라도 불어나면 위험하니 절대 피해야 한다.

이번 코스는 경남 함양군 휴천면 엄천강 용유담 인근 용유교에서 출발해 모전마을~고양터·송대마을 갈림길~견불사~송대마을~와불 조망~지네바위~마적대 갈림길~도사배나무 갈림길~마적동·마적사 터~세진대~송전마을을 거쳐 용유교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다. 전체 거리는 8.7㎞ 정도로 소요 시간은 4시간 안팎이다.

   
송대마을을 지나 와불 전망대에서 바라본 와불산.
60번 도로의 엄천강을 가로지르는 용유교에서 출발한다. 모전마을회관을 지나 마을 정자 앞 삼거리에서 이정표의 고양터 방향으로 올라간다. 뒤로 엄천강 건너 법화산과 삼봉산이 보인다. 두 산 사이로 오도재가 지나는데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다. 실상선원을 지나 고양터와 송대마을 갈림길에서 송대마을로 올라간다. 말귀바위 앞에 있는 송대마을 정자 왼쪽으로 올라가면 곧 와불 전망대다. 마을 뒤로 보이는 부처의 얼굴을 닮은 봉우리가 와불산으로 불리는 상내봉이다. 이곳을 지나면 내리막이 시작된다.

지네바위에서 10여 분을 내려가면 마적대 갈림길을 지난다. 곧바로 나오는 도사배나무는 주택 마당을 거쳐 가야 한다. 이어서 마적동과 마적사 터를 지난다. 수령 400년을 넘은 소나무가 바위 위에 서 있는 세진대에서는 멀리 용유교가 내려다보인다. 소나무의 웅대한 자태가 압도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바위 위에 세진대란 한자가 음각돼 있다. 여기서 오래지 않아 숲을 벗어나며 엄천강과 다랑논이 보인다. 갈라지는 길이 몇 군데 있지만 임도를 따라가면 모퉁이를 돌아 송전마을에 닿는다. 앞서 지나온 두 마을보다는 한결 규모가 크다.

   
마적사로 올라갈 때 몸과 마음의 먼지를 씻었다는 세진대의 수령 400년을 넘긴 소나무.
송전마을회관을 지나 만나는 도로에서 왼쪽으로 간다.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가 틈틈이 보인다. 600m쯤 가서 소나무 한 그루를 지나면 용유담 방향 표시가 부서진 이정표 앞에서 엄천강 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강변으로 내려간 뒤 다시 비탈로 올라간다. 배수지 건물 오른쪽으로 돌아 전봇대 왼쪽으로 올라가면 숲속으로 길이 이어진다. 10여 분 가면 작은 논 앞에서 갈림길과 만난다. 왼쪽 오르막은 도로와 연결된다. 나무 난간을 따라 난 오른쪽 길로 가면 곧 덱 탐방로로 이어진다. 모전마을회관 앞 도로와 만나서 용유교로 내려가면 된다.


# 교통편

- 부산서 함양터미널 간 뒤 추성행 군내버스 갈아타고 용유담 정류장에서 하차

이번 구간은 경남 함양군 휴천면 송전리 모전마을 입구 용유교를 시점이자 종점으로 하는 원점 회귀라 승용차로 이동하면 편리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함양군 휴천면 송전리 모전마을회관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부산에서 함양까지 간 뒤 군내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함양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30~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진주, 산청 등지를 거치지 않는 직행은 오전 7시, 9시, 11시 등에 있다. 함양터미널에서는 추성행 버스를 타고 용유담 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산행을 마친 뒤 다시 용유담에서 함양으로 들어가 부산으로 가면 된다. 함양에서 부산(사상)으로 가는 버스도 30~40분 간격으로 있다. 부산으로 가는 마지막 차는 오후 7시28분에 있다.

만약에 이 버스를 놓치면 밤 9시 막차인 진주행 버스를 타고 진주에서 심야버스를 타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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