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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암괴석·비경 어우러진
- 뱀사골~와운마을 코스
- 가족과 함께 걷기 딱 좋아
　
- 하늘로 우뚝 솟은 ‘천년송’
-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 절로 ‘신선’ 된 듯 힐링돼

강원도를 시작으로 단풍이 남하하면서 산꾼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고 있다. 평소 산길이 험하다는 이유로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다면 이번에는 단풍놀이를 겸한 가벼운 트레킹을 하면 어떨까. 그래서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고민 끝에 지리산 뱀사골 신선길을 소개하기로 했다. 뱀사골 탐방안내소에서 와운마을까지 걷는 가벼운 트레킹 코스다. 좁은 의미의 신선길은 계곡을 따라 걷는 코스만을 일컫지만 와운마을까지 걷는 이가 많아 편의상 합쳐서 신선길이라 부르기로 한다.

	단풍이 내려앉고 있는 지리산 뱀사골 계곡을 찾은 취재팀이 ‘뱀사골 신선길’을 따라 걷고 있다. 신선길 중간까지는 ‘무장애 탐방로’로 남녀노소 누구나 멋진 풍경을 보며 걸을 수 있도록 했다.

산행은 지리산 뱀사골 제1 야영장 주차장에서 시작해 탐방안내소~뱀사골 야영장 입구~신선길 탐방로 입구~돗소~전망대~신선길 날머리~와운교~화개재 갈림길~부부송 바위~와운명품마을 안내센터~금굴 갈림길~지리산 천년송~갈림길~와운명품마을 안내센터를 거쳐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총산행거리 약 6㎞에 순수 산행시간은 2시간30분가량 걸린다. 코스는 쉽지만 계곡과 단풍의 풍광에 빠지면 언제 마칠지 모르니 주의할 것.

지리산 뱀사골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탐방안내소 진입 전에 있는 반선마을 여름파출소 맞은편 주차장(무료)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해도 된다. 반선은 본래 반산이었는데 신선이 등천하지 못하고 반신선이 되었다고 이름 지어졌다. 뱀사골 제1 야영장 주차장 뒤편 지리산 충혼각을 둘러본 뒤 탐방안내소로 나와 탐방로·힐링야영장 안내판을 따라간다. 뱀사골 제2 야영장 입구에서 와운명품마을(2.4㎞), 화개재(8.9㎞) 방향으로 직진한다. 왼쪽으로 100ｍ만 이동하면 야영장이다.

신선길 탐방로 입구에서는 왼쪽 덱을 택한다. 오른쪽 도로는 마을주민을 위한 차도로 탐방객은 차를 이용하지 못한다. 덱에 진입하자마자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우렁차다. ‘계곡을 바라만 봐야 하나’하고 생각할 즈음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세심한 배려가 고맙다. 사실 이곳 외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군데군데 있다. 기암괴석과 수십 명이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 깨끗한 계곡물과 단풍이 어우러지니 신선길로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와운마을의 천년송(일명 할매 소나무).

다시 덱을 따라 걷다 소를 이룬 곳에 다다르니 안내판이 나타난다. 이곳은 ‘돗소’라 불리는 곳으로 멧돼지가 목욕하던 곳이란다. 과거 멧돼지가 이곳에서 목욕하고 물을 마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이에 돼지의 지방어인 ‘돗’과 연못이라는 뜻의 ‘소(沼) ’를 붙였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다른 곳 같으면 돼지가 아니라 선녀가 내려왔다고 자랑할 텐데 지리산은 이 정도에는 감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한마디 던졌다.

계곡 쪽으로 살짝 들어가 계곡을 잘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오른쪽엔 뱀사골석실판매장이 있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 계곡 건너편에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바위인 요룡대(일명 흔들바위)가 있다. 각도에 따라 용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 앞뒤로 걸어보자.

조금 더 이동하면 신선길 날머리다. 와운마을로 이어지는 도로와 만난다. 쉼터와 공중화장실이 있다. 신선길은 끝나고 와운마을로 이어진다. 와운마을은 산이 높고 골이 깊어 구름도 누워간다는 뜻으로 누운골 또는 눈골이라고도 한다. 1595년 영광 정 씨와 김녕 김 씨가 국난을 피해 정착했다. 이후 6·25전쟁 당시 지리산이 공비의 소굴이 되자 전 주민이 피란 갔다가 1954년 수복과 함께 다시 입주했다.

와운교를 지나면 와운마을과 화개재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직진해 와운마을(0.7㎞)로 간다. 오른쪽 아치형 입구를 지나면 화개재(7.1㎞)로 이어진다. 경사가 조금 더 가팔라진다. 야트막한 폭포를 지나 모퉁이를 돌면 바위 위에 사이좋게 뻗은 두 그루의 소나무가 있다. 뿌리가 바위를 덮고 있는데 강한 생명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취재팀은 ‘부부송 바위’라 명명한다.

	와운마을로 가는 길목에 핀 구절초를 따라 걷는 관광객.

와운명품마을 안내센터에 이른다. 갈림길에서 왼쪽 덱 계단을 올라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인 천년송(천연기념물 424호)을 찾는다. 덱으로 오르지 않고 마을 안길로 직진해도 천년송을 만날 수 있는데 덱으로 가는 길이 지름길이다. 계단 중간에 ‘천년송과 (와운) 금굴 갈림길이 나온다. 금굴은 바로 앞에 있으니 잠시 들러보자. 이 금굴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께 금 채광을 위해 만들어진 후 여순반란사건(1948년), 한국전쟁(1950년) 당시 마을 공동 피난처로 활용됐단다.

산 사면에 거대한 반송인 천년송이 하늘로 우뚝 서 있다. 높이 20ｍ, 좌우로 뻗은 가지의 폭이 12ｍ에 이른다. 지역에서는 이 천년송을 할매 소나무라 부르며 약 40ｍ 위 소나무를 할배 소나무라 부른다. 되돌아 나오다 왼쪽으로 꺾어 큰솔가든에 이르자 나뭇가지에 노란 손수건 대신 초록 막걸리 통이 매달려 웃음을 자아낸다. 오른쪽으로 돌아 마을안내센터, 신선길 날머리를 지나 주차장으로 되돌아온다.


# 주변 가볼 만한 곳

- 국보 1·보물 11점 등 ‘문화재 보고’ 실상사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실상사의 철조여래좌상(보물 41호). 철불의 높이는 2.7ｍ, 무게는 2.4ｔ에 달한다.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있는 실상사는 국내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국보 1점(백장암 삼층석탑·국보 10호), 보물 11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통일신라 흥덕왕 3년(828)에 홍척 스님이 지었으며 정유재란 때 소실된 절을 숙종 때 크게 중창했으나 고종 때 불이 나 10여 동만 복원됐다.

연밭을 지나 실상사 천왕문을 통과하면 보광전이 자리하고 바로 앞에는 보물 35호인 석등, 양쪽엔 보물 37호인 삼층석탑이 있다. 삼층석탑 오른쪽 약사전에는 2.4ｔ의 철로 만든 높이 2.7ｍ의 거대한 철불이 모셔져 있다. 실상사 창건 당시 만들어진 철조여래좌상(보물 41호)으로 우리 땅의 정기가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 일부러 맨땅에 불상을 조성했다고 한다.

해우소를 지나 극락전 주위에는 홍척 스님을 추모해 세운 증각대사탑(보물 38호), 증각대사탑비(보물 39호), 홍척 스님의 제자 수철 스님을 위한 수철화상탑(보물 33호), 수철화상탑비(보물 34호)가 있다. 한편 삼층석탑 옆 목탑지에는 세월호 노란리본이 보인다.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마음을 모아서 생명평화깃대와 세월호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전구를 뒀다.


# 교통편

- 부산서부버스터미널서 지리산공용터미널 간 뒤 택시 타고 뱀사골로 이동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원행 버스(오전 6시25분)를 타고 인월 지리산 공용터미널에서 하차한 뒤 택시(약 1만7000원)를 타고 뱀사골로 간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택시로 인월터미널에 간 뒤 부산 서부터미널행 버스(오후 4시, 6시10분)를 탄다.

대중교통만 이용하려면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시외버스(오전 6시25분, 8시10분, 11시10분, 오후 2시5분, 4시20분, 5시40분, 6시)를 타고 남원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한다. 이어 시외버스(오전 6시, 8시55분)로 뱀사골 입구인 반선 정류장에서 하차하거나 달궁행 시내버스(142번, 종점 남원역 출발시간 오전 7시20분, 9시35분)를 타고 반선 정류장으로 간다. 산행 후에는 반선 정류장에서 142번 시내버스(오후 5시10분) 또는 남원·인월행 시외버스(오후 3시50분, 6시23분)를 타고 남원터미널로 이동한다. 이어 부산행 시외버스(오후 3시15분, 5시40분, 6시)를 탄다. 차량으로는 뱀사골 탐방안내소를 검색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