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영남대로 마주보며 걷는 코스
- 총거리 10㎞…초반 경사 센 편
- 힘들만 하면 내리막길 나타나
- 철조망 세워진 용산터널 생태길
- 덩굴 때문에 몸 낮춰야 통행 가능
부산에서 밀양으로 가는 영남대로 옛길은 낙동강을 따라가는데 일부 구간에는 낙동강 가의 험한 벼랑에 선반을 달아낸 듯 돌을 쌓아 만든 길인 잔도(棧道)가 있다. 삼랑진 구간은 작원잔도, 물금 구간은 황산잔도라 불린다. 작원잔도는 밀양 삼랑진의 원(숙소)이던 작원에서 비롯됐고 황산잔도는 낙동강의 옛 이름인 황산강에서 따왔다. 자연지형을 이용해 석대를 세우고 석축을 쌓은 형태로 바위 면에는 사다리를 걸기 위해 만든 홈도 있다. 자전거 길이 완공된 지금은 20~30m 구간의 작원잔도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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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산행코스는 김해 사망산과 비암봉을 지나야 조망이 열린다. 근교산 취재팀이 작원잔도(삼랑진)와 황산잔도(물금) 사이를 휘감아 도는 낙동강을 바라보고 있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김해 사망산(169m)~비암봉(348m) 코스는 작원잔도와 황산잔도 사이의 낙동강을 보며 걷는다. 두 곳의 잔도는 강의 동쪽에 있어 이번 산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산행 초기에는 조망이 열리지 않다가 비암봉을 지나면서 전망대가 수두룩하게 나오는데 볼 때마다 낙동강의 모습이 달라져 경치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행 코스는 도요마을회관~금국사 입구~갈림길~허씨묘~사망산~165m봉~153m봉~사망재~도요고개 갈림길~비암봉~삼거리~잇단 전망대~291.8m봉~삼거리~잇단 전망대~유씨묘 입구~독립가옥 삼거리~용산터널 생태길~여차양수장~용산마을 버스정류장으로 이어진다. 총산행거리는 10㎞로 순수 산행시간은 5시간~5시간30분 걸린다.
산행은 경남 김해시 생림면 도요마을회관에서 시작한다. 길을 되돌아 나와 금국사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꺾는다. 금국사의 금 자에 붙은 한자가 신기하다. 쇠 금(金) 자가 3개로 위에 1개, 밑에 2개가 있다. 옥편을 찾아봐도 잘 나오지 않는다. 금국사 일공 주지스님은 "약 10년 전 중국 오대산을 찾았을 때 문수전 전각에서 발견한 글자로 본래 '기쁠 흠'자로 '금무더기 흠'이라고도 쓰며 '금'으로도 읽는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 쓰지만 중국에서는 돈이 불어나 기쁘다는 뜻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금국사를 지나면 시멘트 길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초반치고는 경사가 센 편이다. 감나무 과수원이 이어진다. 뒤를 돌아 낙동강을 보면 강 건너편에 하얀 건물이 있는데 그 옆에 고려 고종 때의 요새이자 숙박소, 검문소로 쓰였던 작원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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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암봉을 올랐다가 하산길에 만난 용처럼 모양이 틀어진 소나무. |
다시 길을 나서 갈림길에서 오른쪽 계곡 길로 올라간다. 자갈이 많이 깔려 있다. 도중에 오른쪽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만 묘지로 가는 길이어서 무시한다. 왼쪽에 상석이 있는 허씨묘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꺾는다. 사망산 정상을 지난다. 정상석도 없고 조망도 열리지 않는다. 조금 더 가면 165m봉, 153m봉이 나오지만 역시 나무에 가려 경치가 보이지 않는다. 다시 허씨묘로 돌아와 오른쪽으로 간다. 사망재를 지나 삼거리를 만나면 왼쪽으로 이동한다. 오른쪽은 도요고개와 삼랑진철교로 이어진다.
된비알을 한동안 오르면 비암봉을 만난다. 비암봉이라고 새긴 아크릴판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정상석 대신 마련한 듯하다. 정식 이정표가 처음 등장한다. 이정표에는 도요마을에서 2.1㎞를 걸었고 무척산 정상까지 4.5㎞를 가야 함을 알려준다. 벤치는 부서지기 직전이다. 이어 무척산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은 무척산으로 가는 길인데 우리는 왼쪽으로 접어든다. 힘들만 하면 신기하게도 내리막길이 나타난다. 사람의 심리를 잘 아는 산인 것 같다. 용산터널이 보이는 전망대가 나온다. 이어 이번에는 낙동강 조망 전망대가 나타난다. 10분 정도 걸으면 291.8m봉이 나타나는데 삼각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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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암봉 하산길에 지나는 낙엽 쌓인 비탈길. |
길을 걷다 보니 노란 테이프가 감긴 소나무가 몇 그루 있다. 주변 나무보다 자태가 빼어나 보인다. 삼거리가 나타나면 왼쪽으로 꺾는다. 오른쪽은 도로로 내려서는 길이다. 다시 전망대가 몇 군데 나오는데 이번에는 용산과 낙동강 맞은편의 가야진사를 볼 수 있다. 전망대마다 낙동강의 모습이 달라지니 모두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곧이어 유씨묘를 지나 임도로 내려서면 산을 벗어난다. 왼쪽 돌다리를 건너 중앙고속도로 아래를 지나 논을 왼쪽으로 끼고 직진한다. 폐비닐 집하장이 나오면 왼쪽으로 꺾은 뒤 외로이 서 있는 독립가옥(여차로 613-38)에서 다시 왼쪽이다. 곧바로 오른쪽 밭을 지나 용산(62m)으로 오른다. 밭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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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터널 생태길. |
양옆으로 철조망이 있는 구간이 나타난다. '용산터널 생태길'로 덩굴이 얽혀있어 덩치가 작은 동물은 쉽게 지나갈 수 있지만 덩치 큰 동물이나 사람은 바짝 숙여야만 지날 수 있다. 덩굴을 뚫고 가려고 힘을 줬지만 덩굴이 얼기설기 엮여있어 끄떡도 하지 않는다. 결국, 다시 몸을 낮춘다. 우리나라 지도자가 될 사람에게 이 길을 통과하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바짝 엎드려야 지날 수 있어 어깨에 뽕을 넣은 듯 거들먹거리는 사람은 아마 통과하지 못할 테니.
용산터널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다. 용산은 용이 낙동강을 건너가는 형상으로 중앙고속도로(대구부산고속도로) 건설 당시 두 동강이 날 뻔했는데 여차마을과 낙동강 건너편인 당곡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용산을 자르는 대신 용산터널을 만들고 그 위로 생태 터널을 조성했다고 한다.
다시 길을 걸으면 대나무숲이 나타나는데 가운데로 통과하면 된다. 낙동강 건너편 가야진사가 보이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 용산 날머리인 여차양수장이다. 양수장 옆 용연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어 용산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떠나기 전에
- 용신제 유명한 양산 원동 가야진사
도착지 부근인 여차양수장에서 낙동강 맞은편을 보면 정면 1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인 가야진사(경남 양산시 원동면·사진)가 있다. 나루터신을 모신 제당으로 신라가 가야를 정벌할 때 왕래하던 나루터에 자리했다. 내부로 들어서면 제를 올릴 때 사용하는 제상이 있고 그 위에 머리가 셋인 용이 그려진 그림이 있다. 아쉽게도 산행 코스에서는 건물 외관만 볼 수 있다.
용신 설화가 전해진다. 설화에 따르면 옛날 양주 도독부의 한 전령이 공문서를 가지고 대구로 가던 길에 주막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꿈에 용 한 마리가 나타나 남편용이 첩용만 사랑하고 자기를 멀리하니 첩용을 죽여주면 은혜를 갚겠다고 했다. 전령이 딱하게 여겨 다음 날 첩용을 죽이기 위해 용소에 갔는데 실수로 남편용을 죽이고 말았다. 슬피 울던 본처용은 보답(?)으로 전령을 태우고 용궁으로 갔다고 한다. 그 후 마을에 재앙이 그치지 않아 사당을 짓고 용 세 마리와 전령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매년 봄과 가을에 돼지를 잡아 산 채로 용소(여차양수장 옆 움푹 패인 곳)에 던지며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요즘은 환경오염 등을 우려해 돼지를 용소에 던지지는 않는다고 전해진다.
◆교통편
- 부산김해경전철 부원역서 시내버스 61번 탄 뒤 종점 도요마을회관서 하차
부산김해경전철 부원역까지 이동한다. 이어 이랜드복합관 앞 부원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 61번(도요행)을 탄 뒤 종점인 도요마을회관에서 내린다. 오전 5시50분, 낮 12시에는 풍유동 차고지에서 출발하고 오전 8시5분에는 외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돌아올 때는 용산 버스정류장에서 구포시장으로 가는 73번 버스를 탄다. 신촌에서는 오후 3시20분, 여차 종점에서는 오후 6시, 8시20분에 출발하는데 강서구청역 또는 구포역에서 내린다. 김해로 가려면 외동을 순환하는 마을버스인 상동공영1번(오후 2시10분, 5시, 8시)을 탄다.
차량을 이용하면 내비게이션에 도요마을회관(김해시 생림면 도요리 220-2)을 검색하면 되지만 원점회귀가 아니어서 도착지에서 콜택시를 불러 출발지로 가야 한다.
차량이 두 대일 경우에는 도착지인 용산경로당(김해시 상동면 여차로 705)에서 만나 차 한 대로 옮겨탄 뒤 출발지인 도요마을회관으로 가면 된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