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거리 약 11.5㎞ 길쭉한 코스
- 용암산 전망대 철마·거류산 조망
- 만수산 정상서 왼쪽 방향 하산
- 된비알·급경사 많아 체력 필요
- 길 찾기 어려워 리본 꼭 살펴야
산행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다리에 쥐가 났다. '근교산'을 맡아 산행을 다닌 지 4개월 만에 처음 겪은 일이다. 그동안 산행으로 체력이 다져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부족하다는 증거이리라. 변명을 보태자면 이번 산행이 까다로웠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경남 고성군 개천면 깃대봉은 개척 구간이 꽤 긴 데다 나무가 쓰러져 산행로를 막은 구간도 많았다. 누군가 일부러 산행을 하지 못하도록 나무를 쓰러뜨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최소 6개 봉우리에 무명봉까지 10개 이상 봉우리를 넘나든 것도 체력 고갈의 한 이유였다. 하지만 고성과 진주, 창원을 아우르는 경치가 아름다워 다소간 위로가 된다.
산행은 박진사 고가 옆 농협창고~미암산~낙남정맥 진입~용암산~작은 용암산~옥녀봉~남성치(재)~벌밭들~선동치(재)~깃대봉~준봉산~낙남정맥 이탈~철탑~만수산~보담산 삼거리~박씨 부부 무덤~개울 앞~아스팔트 삼거리~나선마을 정자나무~농협창고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총거리 약 11.5㎞에 순수 산행시간만 6시간가량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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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산행 첫 봉우리인 미암산으로 오르는 길에 만난 널따란 바위 전망대. 이창우 산행대장이 산행 들머리가 있는 청광리 마을을 사진에 담고 있다. |
농협창고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박진사 고가 쪽으로 올라가다 만나는 우물을 지나 30m를 더 올라가면 산행 들머리가 나타난다. 청광리 쪽으로 바라보는 전망대에서 마을을 둘러본다. 조금 더 올라가면 마리봉(299m) 리본이 보인다. 마리봉은 좀 더 가야 하는데 표시가 나와 갸우뚱한다. 삼거리에서 곧장 나아간다. 오른쪽은 청동마을 방향이다. 미암산(358m)에 오르려니 마을 주민조차 산에 잘 오르지 않는 듯 등산로로 뻗어 나온 자잘한 가지들이 성가실 정도다. 앞사람이 지나간 뒤 휘어졌던 가지가 뒷사람을 때릴 수 있으니 적당히 떨어져 걷는 게 안전하다.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오른쪽은 낙남정맥 갈림길로 지리산 영신봉으로 이어진다. 이창우 산행대장도 이날 코스가 쉽지 않았는지 "2㎞가량 걸었는데 20㎞를 걸은 것 같다"고 말한다. 소요한 시간과 비교하면 이동한 거리는 짧다.
조망이 그다지 열리지 않는 용암산(401m)을 지나 전망대에 서면 철마산 거류산 벽방산 등이 보인다. 낙남정맥에 올라서면서 길이 순해진다. 다행이다. 완만한 내리막을 걷는다. 갈림길에서 그대로 나아간다. 왼쪽은 청광리로 연결된다. 옥녀봉(337m)을 지나면 커다란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는다. 나무 왼쪽으로 살짝 돈다. 10여 개의 묘가 모인 가족묘에서는 오른쪽으로 가면 곧바로 남성치(남성재)다. 골짜기에 폭 안긴 선동마을로 가는 임도다. 취재팀은 임도 오른쪽 산길로 올라선다. 다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힘겹게 된비알을 올라 무명봉을 지나니 그에 상응하는 경사를 내려가야 한다. 벌밭들을 지나니 집 한 채가 덩그러니 있다. 선동치로 내려서니 산행 중 첫 정식 이정표를 만난다. 여기서는 직진해 깃대봉으로 향해야 하지만 잠시 왼쪽으로 가 선동마을(1.2㎞)을 조망한 뒤 돌아온다. 오른쪽 음나무재(0.6㎞)를 지나면 깃대봉과 연결한 산행 코스로 널리 알려진 적석산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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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깃대봉에서 준봉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가파른 바위길. |
700m 더 가면 이번 산행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깃대봉(528m)과 만난다. 직진하면 효령공고종후묘소입구·발산재(2.6㎞), 오른쪽은 일암리공영주차장(2.2㎞)이다. 조금 앞의 전망대에서는 대정마을과 서북산 여항산 오봉산 자굴산 달음산 등이 보인다. 고성면과 인성산 등이 보이는 전망대를 지나 준봉산에 오른다. 정상석 밑동은 있는데 정작 정상석이 없다. 벼락을 맞아 새로 제작하는 것인지 누가 훔쳐간 것인지 설명이 없어 정확한 이유는 알 길이 없다.
낙남정맥에서 이탈해 왼쪽 만수산 방향으로 향한다. 오른쪽은 발산재로 이어진다. 철탑 아래를 지난다. 여기부터는 미끄러운 바위도 조심해야 한다. 철탑을 지나 신나게 내려가는데 눈앞에 높은 산이 하나 삐죽 솟아있다. 한참을 내려왔는데 다시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왼쪽 나선리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456m봉이었는데 이번 산행 최고의 된비알을 선사했다. 급하게 치고 오르는데 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바위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만수산으로 이동한다. 드디어 만수산(445m)이다. 정상석 뒤로 직진하면 길성리 방면인데 답사로는 왼쪽으로 꺾는다. 여기부터는 한동안 직진만 하면 된다. 오른쪽으로 가면 진주시 이반성면의 사찰인 승가사가 나오지만 직진하고 조금 더 가서 만나는 삼거리(오른쪽 보담산)에서도 직진한다. 이후로 만나는 희미한 갈림길에서는 계속 직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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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동치(재)에서 바라본 적석산. 가운데 봉우리 두 개를 잇는 구름다리가 있다. |
박씨 부부 무덤이 나오면 왼쪽으로 내려간다. 다시 나뭇가지와 사투를 벌여야 하고 길도 흐릿해 리본을 잘 확인해야 한다. 한참을 내려가니 개울 옆 밭 한가운데로 내려선다. 밭두렁을 지나 왼쪽으로 나가다 시멘트 길을 만나면 다시 왼쪽으로 꺾는다. 아스팔트 길 삼거리에서는 오른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른다. 멀리 주황색 지붕의 창고 건물이 보인다. 나선마을이다. 동청과 정자나무가 있었던 지점을 지나 마을을 따라 내려온다. 나무로 제작한 수동, 경성재 이정표가 눈에 띈다. 다시 삼거리가 나타나면 왼쪽 다리를 건너 효자각(청광리 창효각)과 당산나무를 지나 농협창고로 이동한다. 등 뒤로 솟아오른 달을 보며 긴 산행을 마무리한다.
◆주변 가볼 만한 곳
- 진사·효자 배출 박진사 고가…숙박체험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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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사 고가 |
산행 출발지인 고성 개천면 청광리에는 박진사 고가(경남 문화재자료 제292호)가 있다. 밀양 박씨의 옛집으로 대대로 진사와 효자가 태어났다고 한다. 이 고가는 조선 후기 사대부 가옥의 형태를 잘 갖췄으며 일제강점기 때 개축을 거쳐 9대째 후손이 거주하고 있다. 흙 사이에 기와를 넣어 만든 담장이 예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안채와 사랑채로 구역이 나누어져 남녀가 내외하던 시절상을 보여준다. 사랑채 앞으로는 작은 연못과 소나무가 우거진 정원이 조성돼 있으며 안채 앞으로는 잔디가 깔려 있어 편안한 느낌이다.
숙박 체험도 할 수 있다. 방은 좁은 편이지만 화장실과 주방시설은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만들어 놓아 도시 사람들도 불편함이 없다. 주인에게 청하면 대대로 전해지는 기록과 사진 등을 보면서 집안 내력을 들을 수 있고 미리 신청하면 다도 선생님인 안주인으로부터 다도를 배울 수 있다. 문의 (055)674-1222
◆교통편
- 고성터미널서 군내버스 탄후 청동서 내려 농협창고로 이동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고성행 시외버스(오전 5시40분부터 20~30분 간격)를 타고 고성여객자동차터미널에서 하차한다. 터미널에서는 구만·금곡행 군내버스(오전 6시45분, 8시30분, 10시25분, 11시40분)를 탄 뒤 청동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다. 거기서 박진사 고가 또는 농협창고를 찾으면 된다. 부산으로 돌아올 때는 청동에서 진주시 금곡발 버스(오후 4시10분, 5시15분)를 타야 하는데 10~20분 걸리는 점을 고려해 기다리는 것이 좋다. 고성여객자동차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 막차 시간은 오후 8시10분이다. 군내버스 문의 (055)674-0082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