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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근교산&그너머 <978> 창원 불모산

창칼 세워 놓은 듯한 기암괴석·아찔한 비탈 '짜릿'

  •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  |   입력 : 2016-06-15 19:09:42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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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락국 허왕후 기려 산 이름 유래


- 주차장~웅산~정상~원점 14㎞
- 주능선 서면 창원·진해가 한눈에

- 조상묘 전설 간직한 천자봉 본 후
- 웅산삼거리 지나면 경사 가팔라

- 정상서 농구 골대 왼쪽으로 하산

사람이 그렇듯 산 또한 겉보기로만 판단하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경남 창원시 불모산(佛母山·801.7m)이 한 예다. 정상에 난립한 방송·통신시설 탓인지 밖에서 보면 투박하고 밋밋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속살을 파고들수록 비범해지는 산세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창칼을 세운 듯 주능선 위에 뾰족하게 줄지어 선 기암괴석들,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비탈을 폭포수처럼 검푸르게 뒤덮은 침엽수림 등등 눈맛 시원한 절경이 널려 있다. 지리산 영신봉에서 동남쪽으로 뻗어 내려온 낙남정맥이 진해만을 앞두고 이대로 바다에 침몰할 수는 없다며 결기를 부린 듯하다.

   
경남 창원시 안민고개에서 불모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즐비한 기암괴석, 검푸른 편백림 등 눈맛 시원한 절경이 널려 있다.
주능선에서 오르내리는 길에는 활엽수와 침엽수가 어우러진 혼효림 터널이 햇볕을 가려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길바닥에 켜켜이 쌓인 낙엽은 내딛는 발걸음을 융단처럼 부드럽게 감싸고 보행 피로를 덜어준다. 산행 초반 잡초가 우거진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길을 잃을 염려도 없어 마음을 내려놓고 명상하며 걷기에 딱 좋은 코스다.

불모산은 가락국 수로왕비인 허왕후를 기려 붙인 이름이다. 허왕후의 일곱 왕자가 모두 부처가 된 까닭에 허왕후를 불모라고 한 것이다. 불모산 북서쪽 기슭에는 천년고찰 성주사가 있다. 835년(신라 흥덕왕 10) 무염화상(801~888)이 도력으로 왜구를 물리친 뒤 창건했다고 한다. 1592년(조선 선조 25) 임진왜란 때 전소된 뒤 1604년(선조 37) 중건할 당시 곰이 하룻밤 사이에 목재를 다 날라주었다고 해서 절 이름을 '웅신사(熊神寺)' 또는 '곰절'이라 부르기도 한다.

산행은 불모산(성주사) 주차장을 출발해 웅산(710m)과 안민고개 사이의 헬기장을 거쳐 불모산 정상에 오른 뒤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다. 총거리는 약 14㎞로 5시간30분가량 걸린다. 성주사 주차장에서 도로를 따라 절 반대방향으로 15분쯤 내려가다 갈림길에서 왼쪽 안민약수터 방향으로 접어든다. 5분쯤 걷다 갈림길에서 왼쪽 숲 속으로 들어선다. 20분쯤 후 갈림길에서 또다시 왼쪽으로 나아간다. 여기서부터 길이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잡초에 묻혀 길을 찾기 어려우니 반드시 본지 리본을 확인해야 한다.

   
헬기장에서 웅산 쪽으로 들어서는 능선길.
50분가량 자드락길을 걸어 주능선에 올라서면 헬기장이 있다. 안민고개와 웅산·불모산 정상 양쪽으로 쭉 뻗은 능선이 장쾌하다. 능선 아래로 창원과 진해 시가지, 진해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헬기장에서는 불모산·웅산 쪽 능선길을 탄다. 50분가량 걸으면 사거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왼쪽으로 30분쯤 더 가면 웅산 정상 아래 삼거리에 이른다. 능선을 중심으로 왼쪽에 불모산 정상, 오른쪽에는 시루봉(666m)이 우뚝 솟아있다. 시루봉은 사각형 시루 형상이라 붙은 이름인데,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곰을 닮았다 해서 곰실바위라고도 부른다.

   
불모산 하산길을 막아선 굽은 소나무.
천자봉이라는 이름도 붙었는데, 그 유래가 된 전설이 재미있다. 옛날 함경도에 살던 이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조상의 묏자리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이 봉우리에서 큰 구멍이 두 개 뚫린 명당을 발견했다. 첫째 구멍에 묘를 쓰면 자손 중에서 임금이 나고, 둘째 구멍에 묘를 쓰면 천자가 나올 자리였다. 이 씨는 하인인 주 씨에게 자기 조상의 유골을 둘째 구멍에 안치하도록 일렀다. 그러나 하인은 주인 모르게 자기 부친의 유골을 둘째 구멍에 묻고, 주인 조상의 유골은 첫째 구멍에 묻었다. 그래서 첫째 구멍의 후손 중에 조선 태조 이성계(1335∼1408)가, 둘째 구멍의 후손 중에는 명나라 태조 주원장(1328~1398)이 태어났다고 한다.

   
불모산 하산길.
웅산 삼거리를 지나 불모산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능선길의 경사는 더욱 가팔라진다. 30분가량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막길에 매달리다 보면 정상이 눈앞에 쑥 나타난다. 정상에선 KT이동통신 밑 농구 골대 왼쪽으로 난 길로 하산한다. 300m쯤 가면 용지봉과 성주사 주차장으로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나오고, 거기서부터 3.8㎞가량 구불구불 호젓한 숲길을 걸어 내려오면 산행 출발지인 성주사 주차장이 보인다.


◆주변 가볼만한 곳

- 성산패총 등 창원 명소 둘러보세요

   
성산패총 야철지.
불모산 주변에는 볼거리가 지천이다. 성산패총 진해드림파크 창원해양공원 돝섬유원지 등 성주사 주차장에서 37㎞ 이내에 산재한 창원의 대표적인 명소들을 거리가 가까운 곳부터 소개한다.

가장 가까운 곳은 6.5㎞ 거리에 있는 성산패총이다. 이곳은 각각 다른 시기에 조성된 세 무더기의 패총이 몰려있는 데다 철을 생산하던 야철지(冶鐵址)와 삼국시대에 쌓은 석성 등이 한꺼번에 발견된 매우 의미 깊은 유적지이다. 8.9㎞ 떨어진 진해구 중원동로에는 진해드림파크가 있다. 126㏊에 달하는 이곳 생태숲에는 11개의 테마 숲에 145종, 약 7만 종의 난대 식물이 자란다.

14㎞ 거리의 진해구 명동로에는 창원해양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는 동·서양의 주요 해전들과 유영·저서생물 등 해양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실이 갖춰져 있다. 22.7㎞ 떨어진 마산합포구 돝섬에 가면 울창한 숲 속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정상의 전망대에 오르면 마산시내와 한려해상국립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2000㎡의 우드테크 광장에서는 각종 놀이와 연회 등 행사를 할 수 있다.


◆교통편

- 경전철 수로왕릉역 내려 창원대행 97번 버스 탄 후 삼정자내리마을서 하차

부산김해경전철과 김해~창원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이나 3호선 대저역에서 부산김해경전철로 환승한 뒤 경전철 김해 수로왕릉역에서 내린다. 이어 인근 김해도서관 정류장에서 창원대 입구로 가는 97번 버스를 타고 가다 삼정자내리마을 정류장에서 내려 성주사 주차장까지 도보로 이동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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