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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904> 양산·밀양 금오산

혹독한 추위 뚫고 오른 탁트인 정상…영남알프스 조망 한눈에

  •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  |   입력 : 2014-12-17 18:51:52
  •  |   본지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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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림사 입구부터 비포장 흙길 시작
- 어영마을 주민 장날 소몰고 가던길
- 능선 오를땐 '市 경계 산행' 리본 눈길

- 정상 가는 바윗길 가파르고 힘들었지만
- 낙동강 주변 산봉우리 전경에 쾌감 느껴
- 내려오는 길엔 낙엽 사이 빙판 조심해야

혹독한 추위는 겨울 산행의 최대 난관이면서 동시에 묘한 쾌감을 안겨준다. 추위를 뚫고 한발 한발 산을 오르는 것은 쉽게 표현할 수 없는 그나름의 매력이 있다. 한겨울에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날씨를 포함한 예측할 수 없는 여러 위험 요소를 고려하면 아마추어 등산객에게 겨울 산행은 적잖은 부담인 것도 사실이다.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지난 12일 찾은 금오산(경남 양산시와 밀양시의 경계)은 나름 겨울 산행의 즐거움을 맛보면서도, 지리적으로나 산세로나 큰 부담없이 도전해볼만한 곳이다.

   
금오산 정상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점에서 만나는 커다란 절벽 바위. 멀리 산 아래로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의 안촌마을 모습이 보인다.
산행 출발 장소는 경남 양산시 원동면 영포리 어영마을의 마을회관앞 마당이었다. 고기 어(魚)와 헤엄칠 영(泳)을 쓰는 어영마을은 말 그대로 1급수에만 사는 물고기가 헤엄쳐다닐 정도로 물이 맑은 고장이었다고 한다. 마을회관앞 마당을 둘러보니 '범죄없는 마을'이라는 표지석이 눈에 들어왔다. 맑은 물을 먹고 사니 사람들도 착해지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들어 마을의 형세를 보니 (마을로 통하는 입구를 제외하고) 온통 산이 둘러싸고 있었다. 이번 산행은 마을을 마주보는 방향에서 왼쪽편으로 올라 앞고개를 거쳐 금오산 정상에 오른 후, 오른쪽 매봉 쪽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하산길에는 매봉까지 오르지 않고 당고개 바로 밑에서 곧장 마을로 되돌아온다. 원점회귀 코스다. 산행 거리는 6㎞가 조금 넘는다. 오르는데 3시간 정도. 내려오는데는 1시간 남짓이면 된다. 휴식 시간을 포함하면 4시간이면 될듯하다.

■소몰고 장보러가던 정겨운 길

마을회관앞 마당에서 '다래식산장' '원동기도원'이라고 쓰여진 팻말이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첫발을 디뎠다. 마을 여기저기에 전원주택이 눈에 들어왔다. 그만큼 공기 좋고, 경치 좋은 마을이라는 표시인듯 했다. 군데군데 매화나무밭도 조성돼 있었다. 뒤늦게 안 사실인데 실제 이 지역은 매실이 유명한 고장이라고 한다. 시멘트길을 200m쯤 걸었을까. 첫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으로 잡았다. 백림사로 가는 길이라는 조그만 팻말이 붙어있다. 대나무숲을 끼고 조금 더 걸어가자 묘지가 있는 곳에서 삼거리가 나타났다. 백림사로 가기 위해서는 이번에도 왼쪽 길이다. 왼쪽으로 접어들자마자 조그만 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백림사다. 백림사 입구에서 건물 뒤쪽으로 돌아올라가면 된다. 시멘트길을 벗어나 이제부터는 흙을 밟는다. 본격 등산길이다. 10여분을 걸으면 파란색으로 칠해진 물탱크가 서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 이번에도 물탱크를 끼고 왼쪽으로 가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제법 오랫동안 비탈면을 오르면 된다. 별로 가파르지도 않고, 비교적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금오산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 금오산 정상은 행정구역상 경남 밀양시다.
동행한 이창우 산행대장이 옛날 어영마을 사람들이 밀양 삼랑진시장으로 갈때 소를 몰고 가던 길이라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등산이 힘들지 않고 정겨운 느낌마저 들었다.

산행 시작 이후 1시간 남짓 지났을 무렵, 임도로 된 앞고개에 도착했다. 여기서 임도를 따라 직진하면 밀양시 삼랑진읍 안촌마을이다.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난 능선을 오르기 시작했다. 경남 양산시와 밀양시의 경계를 걷는 길이다. 등산로 중간중간에 양 도시 등산동호회에서 매달아놓은 것으로 보이는 '경계 산행 기념'이라는 리본이 눈에 띄기도 했다. 정상까지는 제법 가파른 길이 계속된다. 앞고개에서 30분 정도를 오르면 이정표 하나를 만난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밀양 '숭촌고개'라고 알리고 있다.

■양산·밀양 가르는 정상 등정길

   
정상 근처에 설치된 이정표. 산행팀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매봉 쪽으로 향했다.
가파른 길을 오르자 멀리 산 아래의 전경도 빠른 속도로 변하는듯 했다. 추위가 기세등등한 날씨였지만 땀이 날 정도였다. 산행대장과의 대화도 줄어들었다. 때마침 나타난 편평한 형태의 '휴식장소'가 그지없이 반가웠다. 조망도 시원스레 펼쳐졌다. 밀양 삼랑진쪽 낙동강의 모습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주변의 산봉우리도 한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양산의 천태산 신불산 영축산 등은 물론이고, 김해의 신어산 무척산 등도 보였다. 산행대장이 산봉우리 하나하나를 가리키며 설명해줬는데 헷갈릴 정도였다.

이번 차례는 '정상 도전'이다. 그다지 먼거리는 아니었지만 가파른 것은 물론이고, 등산로 자체가 온통 바윗길이었다. 정상 바로 아래에는 거대한 바위가 길을 가로막아 우회해야할 정도였다. 정상을 함부로 내주지 않겠다는 금오산의 나름 자존심이라고 생각하며,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드디어 '금오산, 고도 760.5'라고 적힌 정상 표지석을 만났다. 정상부는 행정구역상으로 밀양시에 속해 있다. 정상에서는 조금 전에 보았던 주변의 전경이 더 잘 보였다.

시원스레 펼쳐진 조망을 만끽하는 잠깐의 즐거움을 뒤로한채, 정상에서 3시 방향으로 난 매봉쪽 이정표를 따라 내려섰다. 정상 근처는 내려오는 길 역시 가파른 길이었다. 이 길은 본지 근교산팀이 한두차례 지났던 곳이다. 실제로 근교산팀이 매단 리본도 확인됐다. 정상 근처에서 내려오는 길은 조심해야 할듯 했다. 낙엽 사이로 살얼음이 얼어 자칫하면 미끄러질 수 있다.

가파른 길이 끝이 나자 시멘트 도로로 된 약수암 입구에 다다랐다. 약수암 안내 표지석을 끼고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여기서부터는 등산을 시작할 때 앞고개를 오르는 것처럼 완만한 비탈길이다. 10여분을 더 가자 왼쪽으로 난 길을 하나 만났다. 왼쪽으로 조금만 오르면 당고개다. 당고개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매봉이다. 산행팀은 당고개, 매봉 쪽으로 향하지 않고 곧장 직진했다. 조금 더 걸으니 시멘트길이다. 주변엔 논과 밭도 보였다. 민가까지 다 내려온듯 했다. 이번엔 출발때 어영마을회관앞 마당의 팻말에서 봤던 기도원 건물을 만났다. 여기서 산행길 첫 갈림길을 지나 어영마을회관까지는 산행을 마무리하는 기분으로 쉬엄쉬엄 내려왔다.


◆떠나기 전에

- 약사삼존도 등 보물 간직한 신흥사
- 어영마을 수호신 '붓돌바위' 인상적

   
신흥사
경남 양산시 원동면 어영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신흥사라는 절이 하나 있다. 축천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통도사 말사다. 이 절은 겉보기에는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절이다. 굳이 특징을 꼽자면 깔끔하게 잘 정돈된 느낌이랄까. 하지만 일주문과 국사당 천왕문을 차례로 통과해 만나는 대광전(대웅전)에서는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받을수 있다. 가까이 다가가보면 외부 벽면이 온통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내부는 더 화려하다. 천장과 벽면 전체가 불상과 신장상 꽃 등의 불화로 가득하다. 대광전은 조선 중기(효종)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광전의 불화는 필치가 화려해 당시의 화풍을 짐작케하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외부 벽화는 많이 퇴색됐으나 내부의 단청도는 색채가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고, 문양 수법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7세기 후반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약사삼존도와 아미타삼존도 등은 보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대광전 건물도 역시 보물 목록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붓돌바위
한편 어영마을 입구에는 커다란 바위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는데 '붓돌바위'다. 붓돌바위는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서 이곳에서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공을 들이면 소원을 들어줬다고도 한다. 일제시대 때는 도로 확장을 위해 파쇄될 처지에 놓이기도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위기를 모면했다. 아주 옛날에는 불을 붙이는 부싯돌 역할을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교통편

- 부산역·부전역서 원동행 열차 이용 가능

   
경남 양산시 원동면 영포리 어영마을로 찾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원동까지 가야한다. 부산에서 원동을 가기 위해서는 열차가 편하다. 그러나 원동역 앞에서 어영행 마을버스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부산역을 출발하는 원동행 기차는 오전 7시50분, 9시28분에 있고 30분 정도 소요된다.

부전역에서 출발하는 원동행 열차는 오전 6시10분, 10시35분에 각각 출발하며 약 40분 정도 걸린다. 원동역 앞에서 출발하는 어영행 3번마을 버스는 오전 6시05분, 8시15분, 11시30분에 있다. 양산시에서 원동으로 향하는 일반버스도 있는데 138번이다. 오전 5시30분, 6시, 7시25분, 11시10분에 출발하며 도시철도 2호선 양산역이나 물금농협에서 이용하면 된다.

물금농협에서 원동으로 가는 137번 버스는 오전 7시25분, 10시 정각에 있다. 원동초등학학교에서 내리면 되며, 원동역앞에서 어영행 3번 버스를 이용한다. 원동역에서 어영마을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0여분 정도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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